중국계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물리학자 양전닝(楊振寧⋅103) 중국 칭화대 교수가 18일 세상을 떠났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양전닝은 1957년 리정다오 박사와 함께 ‘패리티(Parity) 보존 법칙’이 자연의 모든 과정에서 성립하지 않을 수 있음을 증명한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 발견은 입자물리학의 근본 구조에 대한 이해를 크게 바꾼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소립자에 대한 중요한 발견으로 이어진 통찰력 있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1922년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태어나 중일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학문에 매진했다. 1942년 서남연합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44년 칭화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으로 건너가 1948년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때 세계 최초의 원자로를 발명한 이탈리아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의 지도를 받았다.
양 교수는 박사학위를 받은 직후인 1949년 프린스턴고등연구소에서 연구를 시작해 1955년 교수로 임용됐으며, 1966년부터 1999년까지 뉴욕주립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이론물리연구소(현 양전닝이론물리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지냈다. 또 홍콩중문대학과 칭화대 고등연구원 등에서도 후학 양성에 헌신했다.
그의 연구는 입자물리학, 장이론, 통계물리학, 응집물질물리학 등 현대 물리학 전반에 깊은 발자취를 남겼다. 특히 1954년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밀스와 함께 제시한 ‘양-밀스 이론’은 오늘날 입자물리학 표준모형의 핵심 토대가 되었으며, 맥스웰 방정식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견줄 만한 위대한 성과로 평가된다. 그가 제안한 ‘양-백스터 방정식’은 이후 다양한 물리·수학 이론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칭화대는 공식 SNS를 통해 “양전닝은 두 세기를 넘나들며 중국과 서방을 잇는 다리이자, 미지의 세계를 향한 불멸의 전설이었다”며 “그는 자신의 삶을 ‘하나의 원’이라 표현했다. 칭화대에서 출발해 세계를 누비고, 다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완전한 순환이었다”고 고인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