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편중 韓방산, 유럽 확대 기회될 듯”
루마니아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이 국내 항공우주 방위산업 전시회인 아덱스(ADEX) 2025 기간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와 현대로템 공장을 방문한다. 루마니아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의 K9 자주포를 도입하기로 해 K2 전차 등 한국 무기를 추가 도입할지 주목된다.
15일 정부와 군 당국에 따르면 라두 디넬 미루처 루마니아 경제부 장관은 이달 21일 경남 창원에 있는 한화에어로와 현대로템의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루처 장관뿐만 아니라 율리안 코스민 마르젤로이우 차관, 이오나 알렉산드라 라두카 비서실장, 체자르 마놀레 아르메아누 주한 루마니아 대사 등 루마니아 인사들도 함께한다. 이들은 K9 자주포와 K2 전차 외에도 장갑차 등 한국산 지상 무기의 생산 과정을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루마니아는 이미 한국의 무기 체계를 도입했다. 루마니아와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7월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 보급차 36대, 기타 장비 등을 포함한 K9 자주포 패키지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규모는 1조3828억원이었다. 이후 한화에어로는 루마니아 현지 법인을 설립해 K9 자주포의 유지·보수와 기술 지원, 현지 생산을 위한 거점을 세우는 등 현지화에 나섰다.
지난해 4월에도 한국을 찾았던 루마니아는 폴란드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의 최전선에 있는 국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며 노후화된 지상 무기를 최신화하려는 수요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현지화에 돌입한 상태다. 폴란드 국영 방산 업체 PGZ 산하 부마르와 폴란드형 전차인 K2PL 생산을 위한 준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연합(EU·European Union)의 방산 블록화(외국 방산업체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현상)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폴란드 시설 정비가 마무리되면 현대로템은 이곳을 유럽 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루마니아 방문단은 이달 20일 진행되는 ADEX 개막식에도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과 방위사업청 등 군 관계자들도 참석하는 만큼 양국의 방산 협력 논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폴란드에만 편중돼 있는 한국 방산이 다른 동유럽권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