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간 문자’ 공개에 난장판 된 과방위 국감… 욕설·개인정보 유출 논란

송복규 기자
입력
수정 2025.10.14. 오후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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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우영, 지난달 2일 ‘野 박정훈 문자 공개’
문자엔 ‘찌질한 놈아’ 적혀
박정훈 “김우영, 본인 ‘욕설 문자’는 지우고 공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의원 사이 오간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소란이 일었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받은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다. 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박 의원의 개인 휴대전화번호를 밝힌 것에 대해 반발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중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뉴스1

과방위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등 4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는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석방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김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를 계기로 강하게 충돌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일 박 의원이 자신에게 보낸 ‘박정훈입니다. 전화 부탁드립니다’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고 적힌 메시지를 국감장에서 공개했다.

김 의원은 “제가 12·12 쿠데타에 잘못된 내란 행위에 대해서 규탄하는 발언을 했고, 지금 현재 이재명 정부를 독재라고 이야기하는 특정 의원에 대해서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했다”면서 “그랬더니 그 당사자가 저한테 개인적으로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 저런 사람이 오늘 김일성 추종세력에 의해 대통령실이 연계됐다는 허위 사실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특히 두 의원 간의 개인적인 일을 밝히면서 박 의원의 개인 전화번호가 노출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내가 목격자인데, 그날 (김 의원이) 박 의원의 멱살까지 잡았다. 근데 왜 이렇게 하냐”고 했고, 같은 당 이상휘 의원도 “아무리 국감장이지만, 전화번호를 공개해도 되느냐”고 했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질의 도중 공개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 박 의원의 개인 번호는 가려지지 않았다./뉴스1

박 의원은 국감 중지가 선포된 뒤 기자들을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일 상임위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방통위 관련법을 통과시킬 때 항의 차원에서 제가 발언했는데, 김 의원이 우리 당 의원들이 있는 곳으로 와 욕을 하고 멱살을 잡았다”면서 “저녁 때 김 의원하고 풀어야겠다고 생각해 여당 의원에게 문의해 전화했는데 안 받아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이어 “근데 답을 안 하고 한 마디로 씹었다. 다음 날에는 상임위에서 제 가족 관련 영상과 사진을 틀더니 가족을 건드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그런 식으로 공격해서 밤에 ‘찌질한 놈아’ 문자를 보냈고, 곧장 ‘이 찌질한 새끼야’ 답장이 왔다. 자기가 보낸 욕설문자는 지웠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김 의원이 한 달 넘게 된 얘기를 꺼낸 건 제가 오늘(14일) 김현지 실장과 관련해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일방적으로 자기가 쓴 부분은 잘라내고 공개한 건 후안무치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석방 이후 처음으로 입장표명을 하기도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자신을 ‘추석 제물’로 표현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밉보이면 누구나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자동으로 면직, 해임되고 난 이틀 뒤 저를 수갑까지 채워서 압송한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하는 범주”라면서 “(저의 체포는) 대통령한테 밉보이면 당신들도 될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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