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엔 ‘찌질한 놈아’ 적혀
박정훈 “김우영, 본인 ‘욕설 문자’는 지우고 공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의원 사이 오간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소란이 일었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받은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다. 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박 의원의 개인 휴대전화번호를 밝힌 것에 대해 반발했다.
과방위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등 4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는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석방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김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를 계기로 강하게 충돌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일 박 의원이 자신에게 보낸 ‘박정훈입니다. 전화 부탁드립니다’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고 적힌 메시지를 국감장에서 공개했다.
김 의원은 “제가 12·12 쿠데타에 잘못된 내란 행위에 대해서 규탄하는 발언을 했고, 지금 현재 이재명 정부를 독재라고 이야기하는 특정 의원에 대해서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했다”면서 “그랬더니 그 당사자가 저한테 개인적으로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 저런 사람이 오늘 김일성 추종세력에 의해 대통령실이 연계됐다는 허위 사실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특히 두 의원 간의 개인적인 일을 밝히면서 박 의원의 개인 전화번호가 노출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내가 목격자인데, 그날 (김 의원이) 박 의원의 멱살까지 잡았다. 근데 왜 이렇게 하냐”고 했고, 같은 당 이상휘 의원도 “아무리 국감장이지만, 전화번호를 공개해도 되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국감 중지가 선포된 뒤 기자들을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일 상임위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방통위 관련법을 통과시킬 때 항의 차원에서 제가 발언했는데, 김 의원이 우리 당 의원들이 있는 곳으로 와 욕을 하고 멱살을 잡았다”면서 “저녁 때 김 의원하고 풀어야겠다고 생각해 여당 의원에게 문의해 전화했는데 안 받아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이어 “근데 답을 안 하고 한 마디로 씹었다. 다음 날에는 상임위에서 제 가족 관련 영상과 사진을 틀더니 가족을 건드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그런 식으로 공격해서 밤에 ‘찌질한 놈아’ 문자를 보냈고, 곧장 ‘이 찌질한 새끼야’ 답장이 왔다. 자기가 보낸 욕설문자는 지웠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김 의원이 한 달 넘게 된 얘기를 꺼낸 건 제가 오늘(14일) 김현지 실장과 관련해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일방적으로 자기가 쓴 부분은 잘라내고 공개한 건 후안무치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석방 이후 처음으로 입장표명을 하기도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자신을 ‘추석 제물’로 표현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밉보이면 누구나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자동으로 면직, 해임되고 난 이틀 뒤 저를 수갑까지 채워서 압송한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하는 범주”라면서 “(저의 체포는) 대통령한테 밉보이면 당신들도 될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