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연간 가계대출 목표 초과… 연말 ‘보릿고개’ 우려

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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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2. 오후 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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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등 추가 대출 조이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시중은행은 이미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도 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연말로 갈수록 대출 여력이 줄면서 작년과 같은 ‘대출 보릿고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 중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금융당국에 보고한 ‘연간 대출 증가 목표(경영계획 기준 정책성 상품 제외)’를 초과했다.

NH농협은행은 금융당국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로 2조1200억원을 제시했지만,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이미 지난해 말보다 2조3202억원(목표 대비 109%) 증가했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는 증가액이 3조8246억원(목표 대비 180%)까지 불었다가, 신규 대출은 제한하고 기존 대출 상환을 유도해 규모가 줄어든 상태다. 신한은행 역시 올해 증가액 목표는 1조6375억원이지만 지난달 말 기준 증가액은 이미 1조9천668억원(계획 대비 120%)에 달했다.

다른 은행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나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8651억원, KB국민은행은 1조7111억원으로 각각 목표 대비 95%, 85% 수준까지 찬 상태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접수를 중단하고 있다. 연말은 통상 주택담보대출 등 자금 수요가 몰리는 시기라 ‘대출 절벽’이 심화할 가능성이 나온다. 지난해 연말에도 은행권이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비대면 창구를 닫거나 우대금리 축소를 통해 대출금리를 올린 사례가 이어졌다.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도 당국에 제출한 목표치를 넘어섰다. 새마을금고는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중단하는 등 자체 관리에 나섰다.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7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0조2000억원) 대비 약 3.48% 증가했다.

이는 농·수협, 산림조합 등 다른 상호금융업권 전체 증가율(약 0.76%)을 감안할 때 눈에 띄게 가파른 수준이다. 신협 등 나머지 상호금융기관과 저축은행업권은 아직 목표 이내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대출 여력이 넉넉하지는 않다.

이인영 의원은 “가계부채 관리는 단순한 총량 억제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DSR 등 대출 규제만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무주택 실수요자와 자산 취약계층에게 대출 경로가 계속 열릴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금융과 이자부담 완화 등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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