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앞세워 부산시장 탈환 노려
경남지사 선거도 안갯속…김경수 지사 앞세워 공략
국힘, 현직 프리미엄 있지만 새 얼굴 고민도
서울시장과 함께 정치권의 6·3 지방선거 최대 관심사는 부산시장이다. 부산은 국민의힘이 오랫동안 지켜온 정치적 안방인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이 공을 들인 지역이다. 오거돈 전 시장이 불명예 퇴진한 이후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 9월 29일 부산언론인연합회 의뢰로 이너텍시스템즈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부산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46.6%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현직인 박형준 시장은 38.4%에 그쳤다. 오차범위(±3.1%p) 밖에서 전 장관이 앞서고 있는 것이다.
전 장관 외에도 여당에서는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 변성완 전 부산시 부시장, 박재호 전 의원, 최인호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전재수 장관이 대표 주자라는 데 여권 내 특별한 이견이 없다.
부산시장 탈환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여당도 부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월 23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부산을 찾아 ‘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부울경 30분 시대’를 위해, 지역 균형 발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기 위해 모든 역량 다하겠다”며 “부산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1순위 과제로 꼽아 주셨는데 최근 사업이 더딘 부분이 있긴 하지만 다행히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6889억 원이 반영됐다. 정부도 사업 추진 의지를 계속해서 밝히고 있는 만큼 차질 없이 진행되리라 믿고, 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챙기겠다”고 말했다.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김태선 울산시당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승리의 가늠자는 부울경의 승리”라며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의 득표율이 울산 42%, 부산 40%, 경남 39%이었는데, 앞으로 50%를 넘길 수 있는지가 내년 지방선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직인 박 시장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내부 반응도 나오는 상황이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에서 여론을 들어보면 지난 지방선거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박 시장 대신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조경태, 김도읍, 박수영 등 현직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면서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판설도 나온다. 최근 박 시장이 정부·여당을 상대로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는 것도 이런 분위기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이재명 정부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백지화하고 동남권투자은행도 아닌 투자공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은 명백한 공약 파기’라거나 ‘민주당은 사법부를 잡아먹기 위해 검은 혀를 드러내고 있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경남도지사 역시 탈환을 노리고 있다. 경남은 부산만큼이나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2022년 지방선거 때 경남도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소속 박완수 지사가 65.7%의 득표율로 민주당의 양문석 후보(29.4%)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올해 대선에서도 김문수 후보가 52.03%의 득표율을 얻어 이재명 대통령(38.23%)을 앞서기도 했다.
민주당은 경남지사 선거에서 이겼던 2018년 지방선거를 재현하겠다는 태세다. 이재명 정부 들어 지방시대위원장을 맡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경남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전 지사 캠프에 들어가려는 줄이 100m라면, 박완수 지사 캠프에 선 줄은 50m”라는 말로 지역 정치권 분위기를 전했다.
이외에도 민주당에선 김해시갑을 지역구로 둔 4선 의원인 민홍철 의원의 이름이 나오고 있고, 국민의힘에선 조해진 전 의원이 후보로 거론된다.
울산시장 선거 역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선 현직인 김두겸 시장이 재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직 의원 중에 김기현 의원과 박성민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현직에 도전장을 던질 민주당 후보에 누가 될 지가 관심사다.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이선호 대통령실 자치발전비서관, 성인수 울산대 명예교수, 김영문 전 동서발전 사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데, 아직은 뚜렷하게 앞서나가는 사람은 없다는 평가다.
한편 부산시장 여론조사는 부산언론인연합회 의뢰로 이너텍시스템즈가 9월 25일부터 26일까지 부산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무선 가상번호(70%)와 유선 RDD(30%)를 이용한 ARS 전화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