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의 리쿠타 하마야 박사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과 암 병력이 없는 노년기 여성 1만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하루 걸음 수와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위험 간의 상관관계를 평균 11년에 걸쳐 추적 조사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7일 동안 가속도계를 착용해 걷는 양을 측정했다. 추적 관찰이 이루어진 2024년까지 전체 참가자 중 1765명(약 13%)이 사망하고, 781명(약 5%)이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4000보 이상 걷는 날이 주 3일 이상인 여성은, 하루도 그렇게 걷지 않는 여성에 비해 사망 위험이 40% 낮았다. 주 1~2일만 4000보 이상 걷는 경우에도 사망 위험은 26%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 역시 하루 4000보 이상 걷는 날이 주 1~2일이든 3일 이상이든,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27% 낮았다.
또 하루 평균 걸음 수가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더욱 감소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하루 평균 5000보 이상 걸을 경우 사망 위험은 약 30% 줄었고, 6000~7000보 이상에서는 사망 위험이 최대 4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주 1~2일이라도 하루 4000보 이상 걸으면 사망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걷기의 빈도보다는 총 걸음 수, 즉 걸음의 양 자체가 노년기 건강에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걷기를 매일 꾸준히 하든, 며칠 몰아서 많이 걷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걷는 총량을 늘리는 것이 건강 유지에 핵심”이라며 “특정한 ‘최적의 걷기 패턴’보다는 일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지난 21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