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껍질을 그대로 버리면 거름이 되지 않는다. 부패한 음식물이 악취를 유발하고 해충에게 서식지를 제공할 뿐이다. 식물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영양소는 많이 남지 않는다. 오히려 과일 껍질에 있던 방부제, 잔류 농약 등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 국립공원공단에서는 다람쥐 등 소형 동물이나 어린 동물은 소량의 화학 성분이라도 체내에 농축되면 생식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먹이사슬로 인해 2~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야생 동물의 식습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활용하려면 선별, 분쇄, 양생, 건조 등 2~3개월에 걸친 과정을 거쳐야한다. 이후에야 비로소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염류, 미량원소 등을 포함한 퇴비가 된다.
과일을 먹을 때 사용하는 나무젓가락도 산에 버리면 안 된다. 방부제 처리가 돼 있어 썩지 않는다.
과일 외에도 등산 중 컵라면을 많이 먹는데, 먹고 남은 국물을 산에 버리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국물을 토양에 버리면, 삽투압 현상으로 식물체 내부에 있던 수분이 토양으로 이동해 식물이 마를 수 있다.
환경과 생태계를 생각한다면 등산 가기 전 플러깅백이나 비닐 봉투 등을 챙겨, 먹고 남은 과일·과일 껍질·나무젓가락 등 쓰레기는 모두 다시 들고 내려오는 게 좋다.
한편, 과일 자체는 등산할 때 들고 가면 좋은 건강 간식이다. 장시간 땀을 흘리는 등산은 체수분, 나트륨 등의 소모로 탈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일에는 이를 보충할 수분,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하다. 또 등산 중 혈류가 근육에 몰리며 소화가 어려울 수 있는데, 과일은 컵라면 등 흔히 먹는 음식보다 상대적으로 위장에 부담을 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