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이 다른 만큼 체감 효과도 다르다. 굳이 나누자면 마인트롤은 ‘정신적 무기력함’, 라라올라는 ‘신체적 무기력함’을 개선하는 약이다. 일반의약품연구회 오인석 회장(약사)은 “우리 몸속에선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아드레날린, 도파민 등의 모노아민 호르몬들이 분비되고 분해되길 반복하는데, 소멸 속도가 일반적인 수준보다 빨라지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구체적인 작용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세인트존스워트는 대뇌 중추신경계에서 이들 호르몬이 줄어드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몸속에 산화질소(NO)가 부족한 사람이 아르기닌을 섭취하면 신체 활력을 돋울 수 있다. 산화질소(NO)는 몸속에서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작용을 한다. 이에 산화질소가 부족하면 기운이 달릴 수 있는데, 이때 아르기닌을 먹으면 산화질소 수치를 정상화하는 데 도움된다.
세인트존스워트는 아르기닌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복용 중인 약물이 있는 사람은 세인트존스워트를 먹지 않는 게 안전하다. 오인석 약사는 “세인트존스워트는 간에서 대사 효소를 활성화해, 약물이 몸에서 빨리 대사되게 만든다”며 “그럼 약물이 제 효과를 내기 위해 도달해야 하는 혈중 농도에 도달하지 못해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세인트존스워트는 과거에 코로나 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물로 꼽히기도 했다. ▲에이즈치료제 ▲간염치료제 ▲항전간제(항경련제)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고혈압 등 만성질환 치료제를 장기 복용 중인 사람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 무기력한데 약이나 먹어볼까?’하는 생각으로 세인트존스워트를 복용하는 것도 권장되지 않는다. 오인석 약사는 “세인트존스워트를 복용한 후 졸음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고, 약효의 개인차가 큰 편”이라며 “생활습관을 개선했는데도 계속 무기력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만나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우울증은 아니면서 일시적으로 무기력한 거라면, 생활 방식을 바꿔보는 게 도움된다. 꾸준히 운동하는 건 물론이고,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규칙적으로 쉬어야 한다. 김선미 교수는 “일에 우선순위를 정해서, 우선순위가 높거나 높은 집중도를 필요로 하는 일은 하루 중 기력이 있는 시간대에 몰아서 하는 게 좋다”며 “잠을 못 자서 무기력한 사람은 우울 완화에 도움되는 트립토판이 몸에서 합성될 수 있도록 햇볕을 자주 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