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생존자 장기기증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아
35~65세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3천명 많아
김선민 의원 "여성이 기증 해야한다는 과도한 압력 있나"
생존한 사람이 장기를 공여하는 '생체 이식'의 경우, 성별 격차가 확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기증자가 남성 기증자보다 많은 반면, 장기를 이식받는 수혜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았다.
20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5년간 총 1만3552명의 생존자가 장기 기증을 했다. 이 중 여성이 6965명(51.4%), 남성이 6587명(48.6%)으로 여성이 378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35세 이후 청장년층에서 두드러졌다. 35~64세 기증자 중 여성 비율은 65.6%, 남성은 34.4%였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장기 이식을 받은 수혜자 총 1만3552명 가운데 여성은 5078명(37.5%), 남성은 8,474명(62.5%) 였다. 이 가운데 여성 생존자의 기증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35-49세, 50-64세 구간에서 남성 이식자가 2927명(511명+2416명)이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사자 장기기증은 양상이 달랐다. 같은 기간 총 2447명이 기증했고, 이 중 여성 기증자는 33.9%(830명), 남성 기증자는 66.1%(1617명)였다. 뇌사자 장기이식의 수혜자 역시 남성(65%)이 여성보다 많았다.
생체 장기기증은 19세 이상 성인이 장기를 기증하는 것을 말한다. 신장 2개 중 1개, 간, 췌장, 소장, 폐, 골수, 말초혈 등 일부 장기만 기증이 가능하다. 부부, 직계존비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친족, 타인을 이식대상자로 선정할 수 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의 이식대상자 선정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으로부터 이식대상자 선정승인을 받아야 하며, 미성년의 경우 원칙적으로 장기 적출이 불가능 하나 16~19세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 동의를 받아 KONOS 승인이 됐을 때에만 가능하다.
김선민 의원은 생체 장기기증의 성별 격차에 대해 "종종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가정에서 남성의 장기이식이 필요할 때 여성들은 기증을 해야한다는 과도한 압력을 받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렇게 실제 데이터로 확인해보니 생존자의 장기기증 및 이식과 관련해서 성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는 사회·문화적 요인, 경제적 지위, 전통적인 성 역할 기대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장기기증 및 이식과 관련해 성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이식 인식 개선 교육 강화와 함께 장기기증 과정에서의 부당한 압력을 확인하는 제도적 보완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은 "장기기증 및 이식 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별 격차의 구체적 원인(사회·경제적 요인, 문화적 요인, 의료 접근성 등)을 규명하기 위한 심층 연구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생존자 장기기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별 불균형을 완화하고, 향후 정책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