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주먹으로 대화하는 소녀 복서들 [주간 책타래]

김세원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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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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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10대 여자 복서 여덟 명의 이야기를 맞대결 형식으로 풀어냈다. 여느 청소년 소설과 달리 소녀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마주 보고 웃지 않는다. 서로 친해지지도,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경쟁심을 불태우지도 않는다. 오로지 주먹과 피, 땀만 존재할 뿐이다. 치열한 승부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그려내 실제 복싱 경기를 보는 듯한 재미를 더했다.

리타 불윙클/박산호 옮김/민음사/1만7천원

ⓒ민음사


무덤의 천사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디스 워튼의 색다른 면모와 예민한 통찰력을 만끽할 수 있는 기담집이다. 하지만 단순한 공포 문학이 아니다. 8편의 기묘한 이야기들은 당대 남성 작가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여성의 억압된 삶 속에 도사린 두려움과 고독, 상실, 절망 등과도 연결된다. 여성차별적 사회와 실패한 결혼 생활에서 비롯된 고립감과 내면의 두려움을 마주하고 극복해 낸 워튼의 결실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디스 워튼/김지혜·정윤희 옮김/민음사/1만7천원

ⓒ허블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이제는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 천선란의 좀비 3부작이다. 천선란은 '좀비'라는 존재를 단순히 공포의 상징으로 그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좀비를 통해 인간이 끝내 버리지 못한 감정의 형태를 섬세하게 포착했다. 좀비 장르의 외형을 빌린 세 편의 이야기는 결국 '사랑하는 이를 끝내 놓지 못하는 마음'과 '너를 살리는 방식으로 내가 살겠다는 마음'으로 단단히 이어진다. 

천선란/허블/1만7천원

ⓒ은행나무


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

700:1의 경쟁률을 뚫고 영화 주연 자리를 꿰찬 신인 배우 나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잠시 그가 어렸을 적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폭로 글이 올라온다. 희미한 기억을 더듬은 끝에 나연의 머릿속에 한 인물이 떠오른다. 어릴 적 괴롭힌 것도 모자라 그는 왜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 소설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로 뻗어나간다.

김나현/은행나무/1만8천원

ⓒ민들레출판사


부모는 어떻게 학부모가 되는가

부모와 학부모는 어떻게 다를까? 아이가 가정을 벗어나 사회화되는 과정을 돕기 위해서는 부모 또한 학부모라는 '공적 존재'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부모의 역할과 의미는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저자는 흔들리고 위태로운 교육의 현실 속에서 내 아이만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아이와 함께 시민으로 성장하는 학부모의 길을 제시한다. 

편집실 엮음/민들레출판사/1만2천원

ⓒ읽고쓰기연구소


다시, 학교 가는 길

저자는 2023년 미루고 미루다 간신히 받은 건강검진에서 암을 발견한다. 수술과 회복 과정을 거치며 여러 고민을 거친 끝에 그는 다시 학교 가는 길을 선택한다. 복귀한 학교는 변함없었지만 암 투병을 거친 저자는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동료들과 아이들을 바라보게 된다. 특히 다문화학교에서 사랑스럽고 특별한 아이들과 함께하며 저자는 무지갯빛 행복을 새로 찾게 됐다. 

유영미/읽고쓰기연구소/1만8천원

ⓒ창비


문명교류학 

지난 2월 타계한 세계적인 문명교류학 연구자 정수일 선생이 평생에 걸쳐 이룩한 학문 연구의 정수이자 결정판이다. 육로와 해로, 초원로 등 여러 갈래로 이뤄진 고대 실크로드 교역이 한반도까지 이어져 있음을 입증하고, 아메리카를 포함하는 환지구적 해로 차원의 문명교류를 선구적으로 탐방하는 등 저자가 문명교류학 연구에 끼친 중요한 성과들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정수일/창비/5만8천원 

ⓒ윌북


질서 없음

끝나지 않는 전쟁과 예측 불가능한 관세 폭탄, 전 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 등. 세계적인 석학 헬렌 톰슨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지금 우리가 마주한 '무질서'의 기원을 파헤쳤다. 러우 전쟁, 미중 패권 경쟁, 중동의 분쟁, 민주주의의 위기 등 파편적으로 보이던 지정학적·경제적·정치적 충격들이 사실은 '에너지', '금융', '민주정치'라는 세 가지 거대한 물줄기가 얽히며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라는 것을 보여준다. 

헬렌 톰슨/김승진 옮김/윌북/2만9800원

ⓒ철수와영희


그 유물, 진짜로 봤어?

박물관에서 일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전시를 재미있게 보는 비법은 무엇일까?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을 비롯해 전국의 국립박물관 14곳을 소개하며 어떤 문화유산들이 있는지, 어디를 꼭 둘러봐야 하는지 요모조모 살펴봤다. 박물관에 관심을 갖고 있거나, 역사를 전공하기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박물관 여행 길잡이가 될 것이다. 

박찬희·배성호/철수와영희/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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