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 노동 방치한 현실, 국회가 직접 바로잡아야”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에서 일하는 방송작가와 수어통역사 등 프리랜서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고용개선에 나섰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정작 스스로 불안정한 고용 구조를 방치해왔다는 자성에서다.
우 의장은 13일 오전 국회접견실에서 열린 프리랜서 고용개선 간담회에서 "국민과 국회의 소통을 위해 헌신하는 방송작가와 수어통역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프리랜서로 일하며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지난해 국회 방송작가가 노동자로 인정받은 법원 판결과 관련해 "이는 국회가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불안정 노동을 활용해왔다는 냉정한 평가이자, 더 이상 불법 관행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경고였다"고 지적했다.
올해 2월 국회 소통관 수어통역사가 예고 없이 전원 교체된 사건 역시 "국회가 사용자로서 의무를 소홀히 해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20년 의정활동 중 환경노동위원회와 을지로위원회에서 일해온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국회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노동권을 보호하는 법을 만드는 국회가 스스로 불안정 노동을 방치하고 법적 책임을 회피해온 현실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국회가 모범적 사용자로 거듭나기 위한 실천 과제로 △방송작가와 수어통역사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안정적인 노동환경 기준을 수립하며 △국회의 노동정책이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국회 고용개선 연구용역을 수행한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이 방송작가와 수어통역사의 직고용 방안을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예산과 제도 마련, 단계적 고용개선, 전환 과정에서의 당사자 의견 수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방송작가 7명과 수어통역사 2명을 포함해 여연심 변호사, 김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장, 유지향 방송작가유니온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국회 측에서는 이원정 정책수석비서관, 박태서 공보수석비서관 등 주요 관계자들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