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젠더 갈등'에 관한 해법이 없으니 아예 말하지 말라는 권유도 있지만 회피하지 않겠다"며 "아프지만 헤집어야 치료된다"고 말했다. 그간 이어진 '남성 차별' 관련 발언과 지시로 불거진 논란에 대한 해명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1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에 대한 구조적 성차별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특정 영역에서는 예외적으로 남성들이 차별받는 부분이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앞서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신영숙 당시 여가부 차관에게 "남성들이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영역이 있는데 공식적 논의를 어디서도 안 하고 있다"며 "여성 정책을 주로 하겠지만 특정 부분에서의 남성 차별을 연구하고 대책을 만드는 방안을 점검해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달 19일 '2030 청년 소통 공감 토크콘서트'에서도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에게 "남성들이 구체적으로 차별 받는 부분이 무엇인지, 어떻게 시정할 수 있을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 이후 지난 1일 출범한 '성평등가족부'에 남성 차별 전담 부서인 성형평성기획과가 신설됐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왜 여성 차별이 심각한데 남성 차별에 대해 얘기하느냐'는 (SNS) 쪽지가 많이 왔다"며 원민경 장관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물었다.
원 장관은 "인식 격차가 있는 것 같다. 앞서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 이후 모였던 분들 대상으로 오픈 채팅방에 격차 해소를 위한 자문단을 파일럿 형식으로 구성 요청을 드려 간담회를 5회 정도 가질 예정이다. 성평등가족부에 관련 과가 만들어져서 이 부분 해소를 위해 전문가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 갈등 대립이 너무 심해서, 말만 하면 갈등이 되더라"며 "젠더 갈등에 관해선 해법이 없으니 아예 말하지 말라는 권고도 있다. 실제 회피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럴수록 있는 문제를 꺼내놓고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합리한 결론을 다 시정해야지, '작은 문제는 덮자'는 안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승진 제한, 유리천장 등을 언급하며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에 대한 구조적 성차별은 심각하다"는 점은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무회의만 봐도 저도 여성 승진을 많이 시키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된다. 구조적 문제"라면서도 "특정 영역에서는 반대 현상이 없지 않다. 그런 의심도 있고, 소외되는 느낌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 살펴야 한다"며 "큰 문제도 시정해야 하지만 작은 문제도 시정해야 한다. 진지하게 토론을 해야 한다. 아프지만 상처를 헤집어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