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주기, 잊지 않으려는 이들의 무대 그리고 전시

이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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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년,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공연으로, 전시로 애도와 연대의 마음을 나눈다. 참사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속, 극'. ⓒ4.16재단


'안전 연극제'서 만나는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속, 극'

혜화동1번지 동인 페스티벌은 오는 18일부터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안전 연극제'를 연다. '안전'에 관한 창작극 총 7편을 엮었다.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속, 극'은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엄마들의 작품이다. 2015년 10월 세월호 유족들의 연극치유모임에서 출발한 극단 노란리본은 앞서 세 번째 작품 '장기자랑'을 통해 별이 된 아이들을, 네 번째 작품 '기억여행'을 통해 지난 10년간 세월호 가족들의 여정을 그렸다. 이번엔 "보다 구체적인 아이들과 구체적인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에피소드 7편을 통해 엄마 7명과 아이들의 애틋하고 흥미로운 사연들을 나눈다.

'2024 안전 연극제' 개막작, 크리에이티브 윤슬의 '쉬는 시간' ⓒ혜화동 1번지 제공


개막작인 크리에이티브 윤슬의 '쉬는 시간'은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에 부딪히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안전 연극제는 이외에도 이동형 공연을 통해 평범한 일상의 의미를 비추고(집단 여기에있다, '일상에서 살아남기'), 어항 속 두 물고기를 통해 우리 사회를 돌아본다(트렁크씨어터프로젝트, '뻐끔뻐끔').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애도를 생각하고(기지 낭독극 '나의 죽음을 애도하기'), 기후위기 시대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서울 시민의 일상을 연결하고(조목조목, '가덕도를 아십니까?'), 진실이 가려진 채로 사건이 반복되는 우리 사회를 그리는(나비꼬리, '포비아 포비아') 작품도 이 연극제에서 만날 수 있다.

올해 31회를 맞은 혜화동1번지 동인 페스티벌은 2015년부터 세월호 연극기획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안전 연극제'는 혜화동 1번지를 새롭게 이끌어 가는 8기 동인(박세련, 박주영, 이성직, 조예은, 허선혜)이 주최한다. 6월16일까지.

연극 '그렇게 산을 넘는다, 사라지지 않는' ⓒ감동프로젝트 제공


연극 '그렇게 산을 넘는다, 사라지지 않는'

10년 전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고 살아가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이제 그는 혼자 트럼펫을 연주하는 영상을 촬영해 올리는 초보 유튜버다. 힘들 때면 아들과의 추억을 떠올린다. 회상은 매번 그날의 바닷가로 이어진다.

임정은 작가는 2014년 참사 당시 가라앉은 배를 보기 위해 섬에 오른 아버지 소식을 접하고 부자의 재회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집필했다. 제16회 한국국제2인극 페스티벌 대상 작품 '그렇게 산을 넘는다'를 아버지 중심 1인극으로 수정, 재창작했다. 아들의 부재와 상실 속 정서적 심연과 기억에 대한 갈망을 더욱 내밀하게 비췄다는 평을 받았다.

2016년 초연에 이어 임 작가, 이종무 배우, 박상봉 무대감독이 다시 모였다.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로 2023년 대한민국연극제와 이집트 샬름엘셰이크청년연극제 대상을 받은 김희영이 연출을 맡았다. 4.16재단의 세월호 10주기 기념 예술작품 지원 공모 선정작. 오는 25일~28일 서울 서초구 씨어터송.

4월 연극제 '언제나 봄 D+3650' ⓒ4.16 재단


4월 연극제 '언제나 봄 D+3650'

4월 연극제 '언제나 봄. 디(D)+3650'도 지난 5일 개막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 참사 이후의 성찰과 약속을 연극예술로 전하고자 마련된 행사다.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을 비롯해 서울, 안산, 대전,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극단들이 참여한다.

오는 19~20일에는 1980년 5월 광주의 봄을 다룬 극단 인의 '입하: 꽃이 피다', 20~21일엔 함께 먹는 밥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위로하는 극단 달팽이 주파수 '밥을 먹다'가 무대에 오른다. 26~27일 별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인 창작집단 쟁이 사회적협동조합 '달정이와 버들이', 27~28일 선감학원의 상흔을 되짚는 극단 동네풍경의 연극 '술래잡기'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낭만유랑단 '2014년 생' ⓒ4.16재단


앞서 극단 해풍 '포빅타운'(5~6일)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 '연속, 극'(6~7일) 극단 창세 '우리의 아름다웠던 날들에 관하여'(12~13일), 낭만유랑단 '2014년 생'(13~14일) 등이 관객과 만났다. 4.16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 컬처75가 운영한다. 전석 무료. 오는 28일까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극단 종이로 만든 배는 오는 27~28일 서울 성북마을극장 무대에서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아픔과 상실을 소재로 한 '내 아이에게'를 선보인다. 참사 희생자의 어머니가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와 일기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2015년 초연 이래 꾸준히 관객과 만났다. 

연극 '내 아이에게' 무대장면. ⓒ극단 종이로만든배 제공
서울 종로구 아르떼숲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언론보도 사진전 '기억은 힘이 세지' 전경. ⓒ이세아 기자


언론보도 사진전 '기억은 힘이 세지'·기억물품 특별전 '회억정원'

4.16재단이 마련한 세월호참사 10주기 특별전시도 있다. 먼저 세월호참사 이후 지난 10년간 언론 보도의 흐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주는 보도사진 전시회다. 경향신문, 민중의소리, 시사인, 오마이뉴스, 한겨레신문 사진기자들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보도한 사진 168장을 연도별로 모았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들이 찍어 보내준 사진들도 감상할 수 있다.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르떼숲에서 1차 전시 후, 5월 한 달간 서울 중구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서 2차 전시, 이어 6월~8월 지역 순회 전시로 이어진다. 

전시총괄 감독인 이정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전시 서문에 "이번 전시는 피해자 유가족과 아픔을 함께했던 이들이 살며 지켜온 10년과 그 단면을 사진기자의 눈으로 기록한 기억의 역사"라며 "사진전을 계기로 다시 한번 슬픈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봤으면 한다"고 썼다. 또한 "세월호참사의 온전한 진실을 밝히고, 철저한 책임을 물으며,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에 하나의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아르떼숲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언론보도 사진전 '기억은 힘이 세지' 전경. ⓒ이세아 기자
서울 종로구 아르떼숲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언론보도 사진전 '기억은 힘이 세지' 전경. ⓒ이세아 기자
서울 종로구 아르떼숲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언론보도 사진전 '기억은 힘이 세지' 전경. 시민들이 촬영해 보낸 사진들. ⓒ이세아 기자


5월5일까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물품 특별전시 '회억정원'(回憶庭園)은 세월호참사 희생자 37명의 유류품과 그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유류품을 활용한 예술창작작품 6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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