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 등장한 ‘케데헌’ 포토카드가 의미하는 것 [취재 뒷담화]

변진경 기자 TALK
입력
수정 2025.08.19. 오전 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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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은 〈시사IN〉 기사의 뒷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담당 기자에게 직접 듣는 취재 후기입니다.


‘애들 보는 거’라고 얕봤다가 큰코다쳤다. 스토리와 OST에 빠져들어 화장실 가고 싶은 걸 참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예상보다 더 오래, 뜨겁게 이어지는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을 기사로 다룬 임지영 기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OST ‘골든’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고.

케이팝과 관련된 아홉 번째 노래이자, 여성 보컬리스트가 부른 케이팝 곡으로는 최초의 1위. 이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케이팝 가수는 BTS와 멤버 지민·정국뿐. 가상 아이돌은 처음. 여러모로 호들갑을 떨어도 좋을 것 같다.

‘한국적이지만 한국인이 만든 게 아니라서 더 인기’라고 분석했다. 왜 그럴까?

디아스포라의 시선에서 한국 문화를 포착. 매기 강 감독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 힌트. ‘케데헌’은 완전히 한국적이지도 않고 완전히 서구적이지 않으며 그 중간에 위치해 있다고 했다. 스스로도 1990년대 한국 드라마, 예능의 영향을 받은 동시에 〈심슨 가족〉과 〈루니 툰〉 같은 미국 애니메이션의 혜택을 받았다고. 태평양의 양 끝에 위치한 두 나라가 교차되는 어떤 ‘문화적 순간’에 주목했다.

개인적인 감상은?

문화팀 기자로서 반쯤은 의무감으로, 뒤늦게 본 편. 해외 자본으로 만들어진 작품인데 온전히 한국적 요소들로 채워져 있어서 흥미로웠다. 외국인의 시선에서 봤을 때 생소할 법한데도 설명적이지 않고, 작품의 전제로 깔려 있다는 점도 인상적.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 그 자체보다 삽입된 곡들이 귀에 쏙쏙 박혀 계속해서 찾아 듣게 되었다.

어린이와 10대들의 반응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동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케데헌’ 포토카드를 자랑하며 캐릭터 중 누구를 제일 좋아하느냐고 묻더라. 영어를 잘 모르는 어린아이들도 엉터리 가사를 크게 외치며 ‘골든’을 따라 부르는 걸 봤다. 이 아이들 중 누군가는 커서 대단히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지 않을까. 디아스포라의 시선을 넘어선, 또 다른 K콘텐츠를 기대하게 된다.

초등학생 사이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포토카드가 유행하고 있다. ©시사IN 임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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