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3 5월1일 목요일
오후 3시 대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선고했다. 사건은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돌아가게 됐다. 대법원은 4월22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직권으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결정을 내린 지 9일 만에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3월26일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로부터는 36일 만이었다.
오후 4시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임을 발표했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을 사흘 앞둔 시점이었다. 한덕수 대행은 담화에서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의 대선 출마 선언이었지만 윤석열 정권의 국무총리로서 12·3 불법 계엄과 탄핵에 대한 사죄나 반성을 담은 내용은 없었다.
D-32 5월2일 금요일
오전 10시 한덕수 전 총리가 국회 소통관에서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무소속으로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그는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려고 했지만, 광주 지역 시민들에 의해 가로막혔다. 한덕수 전 총리는 “여러분,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라고 외쳤지만 결국 참배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서울고등법원이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 사건을 형사 7부(부장판사 이재권)에 배당하고 5월15일을 첫 번째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대법원 선고 하루 만이다. 민주당은 이에 대응해 대통령 당선 시 임기 종료까지 공판 절차를 정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대법관 3분의 1 이상을 판검사가 아닌 이들로 선출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이재명 후보에게 적용된 혐의와 관련된 조항을 삭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D-31 5월3일 토요일
오후 2시 고양시 킨텍스에서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가 열렸다. 세 차례에 걸친 대선후보 경선 최종 승자를 발표하는 이 자리에서 최종 득표율 56.53%를 기록한 김문수 후보가 43.47%의 득표율을 올린 한동훈 후보를 꺾고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민주당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기자회견을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불법을 주도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이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시도라면서 “즉각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 절차에 돌입하겠다”라고 밝혔다.
D-30 5월4일 일요일
오전 9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공식 대선후보 선출 이후 첫 번째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의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이후 첫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지도부와 만났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도 포천 방문 일정 중 기자들로부터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에 관한 질문을 받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후 4시 더불어민주당은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전날 제기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관해 논의했다.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 대부분이 사법부의 행위가 위헌·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라면서도 당장 탄핵에 나서기보다는 5월15일로 정해진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 공판기일을 변경하라는 요구를 먼저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D-29 5월5일 월요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이재명·김문수·한덕수 후보가 참석했다. 단일화를 공언해온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예비후보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만나는 자리였다. 단일화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두 사람은 행사가 끝나자 각자 다른 길로 갈라졌다. 한덕수 예비후보가 세 번에 걸쳐 “오늘 중으로 만나자”라는 제안을 했으나 김문수 후보는 명확한 대답 없이 듣기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문수 후보 측은 오후 4시20분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자는 국민의힘 당헌에 따라 당무 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통령 후보가 선출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지속되어온 당무 우선권 침해행위는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 주도의 단일화 추진에 공식적으로 반발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밤 8시부터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비상의총을 열었다. 지도부는 의총 도중 심야에 김문수 후보를 찾아 면담한 뒤 김 후보 측이 요구하는 선대위 구성안과 사무총장 교체 등을 수용하기로 했다.
D-28 5월6일 화요일
국민의힘은 오후 2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5월11일을 단일화 마감 시한으로 정하면서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단일화에 미온적인 태도로 돌아선 김문수 후보를 압박하기 위한 최후통첩이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시한 이전에 단일화에 실패하면 직에서 물러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1박2일 영남지역 순회 일정에 나선 김문수 후보는 오후 4시께 경주에서 돌연 일정 중단을 선언하고 서울로 돌아갔다. 그는 당이 5월11일 전당대회를 소집한 것은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인 자신을 강제로 교체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김 후보를 만나서 설득하기 위해 대구행에 올랐던 권성동 원내대표와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중간에 발길을 돌렸다. 김 후보는 이날 밤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 지도부 개입 중단을 전제로 한덕수 예비후보와 단독으로 만나겠다고 밝혔다.
D-27 5월7일 수요일
서울고법이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첫 재판을 대선 이후인 6월18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이재명 후보 측이 법원에 낸 공판기일 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재판부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 재판기일을 대통령 선거일 후로 변경한다”라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 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 실시계획서’가 채택됐다.
오후 6시, 전날 예고한 대로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예비후보가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으나, 협상은 결렬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후보님께 간곡히, 정말 간곡히 호소드린다”라면서 김무성, 유준상 상임고문 등과 함께 단일화 촉구 단식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D-26 5월8일 목요일
김문수 후보가 오전 8시30분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는 자신의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 지도부에 요구한다.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덕수 예비후보를 향해서는 일주일간 각자 선거운동을 한 뒤 방송토론과 여론조사를 거쳐 단일화하자고 제안했다. 지도부가 요구해온 ‘5월11일 이전 단일화’ 계획을 거부한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국위와 전당대회를 소집해 후보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법원에 대통령 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예비후보가 다시 만났지만 이번에도 양쪽은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