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집이 나를 공격하는 사회 [2024 올해의 사진]

조남진 기자
입력
수정 2025.01.01. 오전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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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은 매년 국내외 다큐멘터리 작가, 그리고 소설가·시인 등과 협업해 ‘올해의 사진’ 송년호를 제작합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과 짧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글로 한해를 ‘소장’해 보세요.
2024년 5월28일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되는 모습을 방청석에 앉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바라보고 있다. ©시사IN 조남진


서울에 살며 수차례 이사를 다니는 동안 나는 꽤 순진했다. 법적인 절차 안에서 계약을 했으니 법이 나를 보호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세사기 뉴스가 쏟아져나오던 때부터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내 삶을 공격할까 봐 불안에 떨게 됐다. 아직은 아무 징조가 없다지만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게 맞을까? 피해자들도 모두 날벼락처럼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사회 초년생, 기초수급자 등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가 많았고 그들이 입은 피해는 거의 전 재산이라고 해도 좋을 금액이었기에 이는 단순한 금전 문제만이 아니다. 과거 노력으로 얻은 결실, 미래에 대한 희망, 사회에 대한 신뢰를 한꺼번에 앗아가며 삶의 의지까지 꺾어버린 사회적 재난이다. 피해자들의 삶이 빠르게 회복되기를, 법을 준수하는 사람이 법을 악용하는 사람의 먹잇감이 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그를 뒷받침할 제도가 마련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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