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수 있었는데, 살릴 수 있었는데 가정하며 시작하는 글을 몇 번이나 더 써야 하는지 마음에 노을이 짙다. 2003년에 일어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로 자신이 아는 “시 가장 잘 쓰는 사람”을 잃은 한 시인은 그를 기억하기 위해 같은 글을 되풀이하여 쓸 수밖에, 앓을 수밖에 없노라고 고백한다. 나는 그 시를 매해 찾아 읽는다. ‘참사’라는 거대한 괄호에 포함된 사람을 누군가 여전히 기억 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어서이다. 우리가 구할 수도 있었던, 구해야 했던 한 사람, 한 사람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기 위해서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잊을 수 없고 또 잊지 않기 위해서.
같은 글을 되풀이하여 쓸 수밖에 [2024 올해의 사진]
살 수 있었는데, 살릴 수 있었는데 가정하며 시작하는 글을 몇 번이나 더 써야 하는지 마음에 노을이 짙다. 2003년에 일어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로 자신이 아는 “시 가장 잘 쓰는 사람”을 잃은 한 시인은 그를 기억하기 위해 같은 글을 되풀이하여 쓸 수밖에, 앓을 수밖에 없노라고 고백한다. 나는 그 시를 매해 찾아 읽는다. ‘참사’라는 거대한 괄호에 포함된 사람을 누군가 여전히 기억 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어서이다. 우리가 구할 수도 있었던, 구해야 했던 한 사람, 한 사람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기 위해서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잊을 수 없고 또 잊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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