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해 미국 하버드대 유머 과학잡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 회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가 매년 10월 발표하는 상이다. 기존 과학의 틀을 깨는 엉뚱하거나 기발한 연구에 주는 상으로 실제 연구적 가치보다는 유머와 창의성, 대중적 흥미를 중시한다. 따라서 상을 받은 연구는 실제로 재현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 상을 받은 연구 중 하나가 실제 생명을 구하는 유망한 치료 방법일 될 수 있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직장을 통해 신체에 산소를 공급해 기도와 폐가 막힌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치료 방법이다. 일명 '엉덩이 호흡법'이다.
임상 및 중개 연구 월간 저널 《메드(Med)》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엉덩이 호흡법은 최초의 인체 임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최초로 엉덩이 호흡법의 개념을 만들어낸 미국 신시내티 어린이병원의 타카노리 타케베 박사는 "치료 방법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에 국한돼 아직 효과는 입증하지 못했다"라며 "하지만 이제 내성이 확립됐으므로 다음 단계는 이 치료 방법이 혈류에 산소를 전달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평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엉덩이 호흡법은 대장을 통해 흡수된 산소를 혈류로 전달하는 것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고산소 액체를 사용하는 관장과 유사하다. 이 치료 방법에 대한 영감은 바닥에서 먹이를 찾는 미꾸라지에서 일부 나왔다. 미꾸라지는 표면의 공기를 삼키고 내장을 통해 산소를 흡수해 저산소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현재 엉덩이 호흡법은 인체 실험이 진행 중이다. 성공하면 부상이나 염증으로 기도가 막힌 환자와 감염이나 기타 합병증으로 폐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진 환자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