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고지혈증이 생기면 고혈압, 당뇨병도 함께 걸리는 경우가 많다. 식습관, 운동 부족 등 생활 습관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내는 건보료(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국가건강검진에선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검사의 주기를 4년 간격으로 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게 혈관 상태인데, 검사 간격이 너무 길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고지혈증 검사 간격, 4년은 너무 길어…"내 혈관이 언제 변할지 몰라"
지난달 12일 열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국가건강검진의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검사의 주기를 4년 간격에서 다시 2년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 이상지질혈증 국가검진 주기는 조기 발견과 치료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검사는 2017년까지 2년 마다 해왔으나 2018년부터 갑자기 4년으로 변경되어 시민들이 "검사 간격이 너무 길다"는 민원을 제기해왔다. 4년 주기는 당뇨병과 함께 고지혈증이 급증하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지혈증 검사 미루면…심장병, 뇌졸중(뇌경색·뇌출혈) 발생 위험 키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해마다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227만 명에서 2024년 322만 명으로 늘었다. 불과 4년 만에 100만여 명이 증가했다. 식습관의 변화가 두드러지면서 젊은층에서도 이 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 이상 나이 든 사람의 병이 아니다. 음식 조절 실패,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혈관에 중성지방, 콜레스테롤이 많이 쌓여서 심장병, 뇌졸중(뇌경색·뇌출혈) 발생 위험을 키우고 있다.
1년에 병원 한 번 안 가도 매월 30만원 건보료 납부…퇴직자, 자영업자의 한숨은?
고지혈증 발병을 빨리 알면 식습관 관리, 운동으로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그러나 퇴직자, 자영업자는 4년 간격으로 검사를 하면 생활 습관 관리를 못해서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저밀도지질단백질(LDL) 콜레스테롤이 4년 동안 너무 많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막힐 수 있다. 하루 하루 먹고 살기 바쁜 자영업자는 스스로 매년 검사를 하는 게 쉽지 않다.
국민들이 매월 힘들게 내는 건보료(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국가검진사업에서 혈관병의 경각심을 자주 일깨워 줘야 한다. 퇴직자, 자영업자는 생활비에 쪼들려도 서울에 집 한 채 있으면 매월 30만여 원의 건보료를 내야 한다. 너무 부담되는 액수다. 그런데도 매년 고지혈증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고지혈증 원인은…국가건강검진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
고지혈증은 지방뿐만 아니라 탄수화물 과다 섭취도 위험요인이다. 혈당 스파이크(급상승)가 잦은 사람은 고지혈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고지혈증은 핏속에서 중성지방, LDL 콜레스테롤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증상 없이 심장병, 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서 예방,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병과 달리 고지혈증은 집에서 자가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병의원에서 돈을 내고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 국가건강검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