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홀딩스의 자회사 녹십자웰빙이 숨은 알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녹십자홀딩스의 자회사 중 몇 안되는 흑자 기업인데다 간 기능 개선제 '라이넥'의 성장을 발판 삼아 고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올해 영업이익은 60% 성장해 2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홀딩스의 종속회사 중 녹십자웰빙은 지난해 1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녹십자(212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흑자 회사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녹십자웰빙 147억원, 녹십자 601억원이었다.
눈 여겨 볼 점은 올해 전망이 더 밝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녹십자웰빙이 주력 제품인 라이넥의 성장세에 더해 에스테틱 사업 확장 등으로 올해 매출액 1680억원, 영업이익 21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25.6%, 영업이익은 62%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2.5%에 이른다. 앞서 제시된 NH투자증권의 전망치(매출액 17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와 유사하다.
이 회사의 호실적은 간 기능 개선제 라이넥이 이끌고 있다. 산부인과에서 수거한 태반에 들어있는 단백질, 아미노산, 핵산, 효소 등을 분해해 몸에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만든 주사제인데 회사 매출의 3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라이넥 매출은 2022년 289억원, 2023년 347억원에 이어 지난해 388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매출 전망치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대비 11% 증가한 430억원, NH투자증권은 15% 증가한 450억원으로 제시했다.
라이넥의 강점은 독점성에 있다. 국내 제품 중 유일하게 식약처 허가를 받아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77.8%에 이른다. 점유율은 2022년 76.3%, 2023년 77.1% 등 매년 증가세다. 의료용 폐기물인 태반이 주요 원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운송비, 검사비 등 부대비용 외에 직접 매입 비용도 없다. 지난해 태반 원재료 비용은 5억7000여만원에 불과하다.
중국 진출은 매출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원동력이다. 녹십자웰빙은 지난 9월 신속 승인(조건부 허가)을 통해 중국의 의료 특구인 하이난 지역에 라이넥 수출을 개시했고, 내년에는 정식 허가를 거쳐 2027년부터는 중국 본토 전역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피하주사(SC) 제형에서 정맥주사(IV) 투여 방식 변경을 위한 임상(3상)을 진행중이다. 내년 상반기 임상 완료, 하반기 식약처 허가가 목표다. 용량도 기존 2.5ml에서 10ml의 고용량으로, 앰플에서 바이알로 제형 변화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판매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뒤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녹십자웰빙은 올해 2월 보툴리눔 톡신 기업 '이니바이오'의 지분 21.3%를 400억원에 인수하면서 에스테틱 사업으로 확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니바이오는 올해 태국과 페루에서 인허가를 획득한 후 수출을 시작했고, 2026년 브라질 출시와 중국 인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고마진의 전문의약품 및 에스테틱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구조적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내수에 더해 글로벌 진출 및 에스테틱 사업부 확장이 더해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