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키우는 여성이 덜 늙는다?”...반려견과의 교감, 세포 노화 늦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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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 여성 참전 군인 대상 연구…“보조견 훈련이 텔로미어 길이 늘려 세포 노화 억제”
반려견과 교류가 여성의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과 교류가 여성의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대 간호대학의 체릴 크라우스-파렐로교수 연구팀은 보조견 훈련 프로그램이 여성 참전 군인의 세포 노화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행동과학(Behavioural Scienc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여성 참전 군인을 대상으로, 실제 보조견을 돌보거나 훈련하는 과정이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지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약물 없이 스트레스 완화를 유도하는 '비약물적 개입'의 생리적 효과를 검증했다.

연구에는 32세에서 72세 사이의 여성 군인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뉘었으며, 한 그룹은 8주 동안 매주 1시간씩 보조견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다른 그룹은 훈련 영상만 시청했다.

연구진은 타액을 채취해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하고, 심박 변이도를 분석해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평가했다. 또한 PTSD 증상, 불안, 스트레스 인식 정도를 심리 설문으로 병행 측정했다.

그 결과, 보조견 훈련에 참여한 군인들의 텔로미어 길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DNA 서열로, 그 길이가 짧아질수록 세포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반면 영상만 본 비교군은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져 세포 노화가 가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전투 경험이 있는 여성 군인의 경우, 보조견 훈련 참여 후 텔로미어 길이 증가 폭이 더욱 컸다. 연구진은 "전투 경험이라는 극단적 스트레스 요인을 겪은 사람일수록, 반려동물과의 교감이 생리적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리적 지표에서도 PTSD 증상, 불안, 스트레스 인식 수준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다만 두 그룹 간 차이는 크지 않았는데, 연구진은 "연구에 참여해 사회적 관심과 정서적 지지를 받는 것 자체가 치유적 효과를 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주저자인 체릴 크라우스-파렐로 교수(FAU 간호대학 부총장 겸 연구부문 부대표)는 "여성 참전 군인은 종종 간과되는 재적응 문제를 겪으며, 기존의 PTSD 치료법이 이들의 요구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물과의 상호작용은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회복을 동시에 제공하며, 특히 여성에게 강력한 치유 효과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험이 참가자들의 일상적 반려동물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했다.

이어 그는 "모든 참전 군인이 반려견을 돌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조견 훈련과 같은 동물 관련 자원봉사 활동이 유사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험이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긍정적 강화와 비언어적 교감 능력을 배우는 과정이 되며, 일상생활에서도 심리적 회복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크라우스-파렐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보조견 훈련이 여성 참전 군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새로운 비약물적 치료법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향후 개인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반려견과의 교감 시 옥시토신 분비가 증가하고,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는 현상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다. 옥시토신은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고, 면역기능 및 심혈관계 건강을 촉진시키는 호르몬이다. 반면 코르티솔은 만성적으로 높을 경우 텔로미어 단축과 세포 노화 가속을 유발한다.

이번 연구는 반려견과의 친밀한 접촉이 스트레스 생리학적 경로를 조절해 노화를 늦출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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