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데일리와 필리서치옵티머스트 등 건강기능식품 사업으로 성장가도를 달려온 백서현 브랜드리팩터링 대표는 브랜드리팩터링과 동성제약 간 윈윈 전략에 대해 직접 밝혔다. 동성제약의 주력상품인 염모제 등 검증된 제품을 리브랜딩하고 브랜드리팩터링의 데이터베이스(DB)와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이를 위한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백 대표가 가장 먼저 내세운 회생전략은 자본력이다. 동성제약의 자본안정화와 시장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브랜드리팩터링은 사모펀드(PE) 등 관계사들과 함께 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준비를 마쳤다. 통상 기업회생 과정에서 최대주주 및 관련자들이 기업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에는 개인자산 혹은 회사 지분 활용, 유상증자, 사채 발행 등이 있다.
다만 동성제약 측은 이 자금으로는 회생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백 대표는 "만약 200억원으로 기업회생이 어렵다면 브랜드리팩터링은 동성제약의 최대주주로서 추가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 있다"며 "채권자들이 채권 손실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채무를 변제할 자산을 보유한 동성제약이 인가 전 M&A로 채권자와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쳐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특히 브랜드리팩터링이 지난해 론칭한 헤이데일리는 출시 3개월 만에 월매출 30억원을 기록했다. 필리서치옵티머스트의 경우 2023년 첫선을 보인 지 3개월 만에 매출이 1억원에서 4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백 대표는 이 같은 급성장세의 비결이 인공지능(AI)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떻게 해석할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브랜드리팩터링은 향후 동성제약의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시설 등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염모제로 유명한 동성제약의 강점을 활용해 K뷰티 카테고리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지털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최근 제약사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뷰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미 동성제약은 의약품과 화장품, 건기식, 염모제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어 브랜드리팩터링의 기존 역량과 연계할 경우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백 대표는 "동성제약의 노화된 영업방식의 틀을 깨고 브랜드리팩터링이 보유한 최신의 디지털마케팅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며 "특히 헬스케어 융합사업을 포함해 이미 동성제약에서 출시된 의약품 등을 재개발해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인가 전 M&A 과정에서는 매각주관사 선정 등을 관리인들이 결정하기 때문에 나 전 대표가 측근들을 '스토킹호스' 대상자로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되면 그들의 뒤에서 경영을 이어나갈 수 있어 회생절차를 남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토킹호스는 회생기업이 기업을 인수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인수의향자를 물색한 뒤 공개경쟁 입찰을 전제로 유력한 인수의향자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브랜드리팩터링은 법원에 나 전 대표의 법정관리인 자격 상실을 요청했다. <블로터>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브랜드리팩터링은 22일 법정관리인으로 지정된 나 전 대표에 대한 해임 신문기일을 법원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 전 대표를 포함한 채무자 이사들이 충실 의무 및 선관주의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동성제약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나 전 대표가 공동관리인(김인수·나원균) 선임의 기초가 된 대표이사직을 상실한 것도 해임의 이유로 들었다.
백 대표는 "저는 현재 동성제약의 최대주주이나 동성제약에 직접 출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나 전 대표와 관리인 등 측근들이 출입을 막고 있어 회생계획을 주도적으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생계획을 시행할 수 있어야 자금 조달은 물론 회사의 비전도 제시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안타깝다"며 "이 같은 이유로 나 전 대표를 상대로 관리인 해임 신청을 제기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