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국제 금값, 변동성 속 하락세 지속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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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사상 최고가를 이어가던 국제 금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사진 제공=국제금협회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한때 전 거래일 대비 2.9% 하락했다. 전날 한때 최대 6.3%까지 떨어진데 이어 이틀째 급락세를 이어갔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수키 쿠퍼 상품 리서치 책임자는 이번 급락세에 대해 "기술적 매도가 주요 원인"이라며 "9월 초부터 금값은 과매수 영역에서 거래돼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내년에는 금값이 다시 상승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재점화되며 안전자산 수요가 급등한 이후 이번 주에 다시 양국이 협상에서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 점도 금값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좋은 무역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의 매수 및 매도 포지션을 보여주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주간 보고서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으로 공개되지 않은 점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번 조정으로 지난 8월 중순 이후 이어져온 급격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몇 달간 미국 등 선진국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이 금과 같은 자산에 몰려드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 값을 끌어올렸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며 금 현물 ETF와 선물 계약의 옵션 거래량이 급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과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올해 금값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또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앙은행들이 지속적으로 금을 매입했다.

금 가격은 연초 대비 약 55% 상승했다.

블룸버그의 벤 램 전략가는 "전날 금값 폭락은 언제든 터질 사고였다"며 "최근 변동성이 높아진 것은 올해 금이 워낙 좋은 성과를 낸 만큼 헤지펀드들이 위험 대비 수익 비율을 다시 따지기 시작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은 전날의 급락 이후 금 투자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철회하며 포지션 과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씨티는 향후 몇 주간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 부근에서 추가 조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찰리 매시콜리어 전략가는 "결국 중앙은행들의 달러 다변화 수요라는 오래된 금 강세 요인이 다시 작용할 수 있겠지만 현재 수준에서는 서둘러 포지션을 잡을 필요는 없다"며 "디베이스먼트 스토리보다 금값이 앞서 나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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