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직원 1명과 시작한 에코프로가 세계로 뻗어갔습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던 도전의 에너지가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원동력입니다."
27년 전 서울 서초동의 한 주차장 컨테이너를 연구실로 꾸렸던 한 벤처가 이제 전 세계 4개국에 생산기지를 둔 글로벌 이차전지 기업으로 성장했다. 에코프로가 창립 27주년을 맞아 '도전의 역사'에서 '혁신의 역사'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다가올 27년은 혁신과 리더십의 역사"
에코프로는 22일 충북 오창 본사에서 열린 창립 27주년 기념식에서 오창·포항을 비롯한 국내사업장과 헝가리, 인도네시아, 캐나다 등 해외 거점을 연결하는 글로벌 생산 체제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이동채 창업주는 창립 기념사를 통해 "지난 27년이 도전과 개척의 역사였다면 다가올 27년은 혁신과 글로벌 리더십의 역사가 될 것"이라며 "세계 속에서 인정받는 진정한 친환경 이차전지 선도기업으로 도약하자"고 당부했다.
에코프로는 이러한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해외 현장 중심의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헝가리를 중심으로 핵심 원료 확보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에코프로는 현재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모로왈리 산업단지(IMIP) 내 제련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QMB(9%), 메이밍(9%), ESG(10%), 그린에코니켈(38%) 등 4개 제련소에 약 7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를 통해 니켈 중간재 MHP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급망을 완성했다. 에코프로는 제련소 자회사 편입을 통해 연간 약 1800억원 규모의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PT 발레 인도네시아(Vale Indonesia) 등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인터내셔널 그린 산업단지(IGIP) 내 2단계 제련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에코프로는 최근 헝가리 데브레첸에 국내 기업 최초로 양극재 생산공장을 구축했다. 총 44만㎡ 규모의 부지에 3개 생산라인을 갖춘 이 공장은 연간 5만4000톤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으며 현재 시험 가동 중이다.
무에서 유를 만든 27년,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에코프로는 1997년 교토의정서(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 협약) 체결 소식을 접한 이 창업주가 "환경산업이 향후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1998년 설립됐다. 당시만 해도 환경산업은 국내에서 생소한 분야였다.이 창업주는 주차장 컨테이너를 개조해 연구실을 마련하고 직접 부직포를 사서 접착제를 붓으로 발라 케미컬필터 시제품을 제작하는 등 초기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실패를 질책하기보다 새로운 시도를 독려하며 연구를 이어갔고 그 결과 나노카본 탈취제의 상용화, 케미컬필터와 온실가스 저감장치의 국산화 등 성과를 거뒀다.
2004년에는 제일모직과 함께 '초고용량 이차전지용 양극소재 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하며 이차전지 산업에 본격 진출했다. 연구부문에서는 기술 경쟁력 확보에, 생산부문에서는 불량률 개선에 집중했다. 영업 담당자들은 국내외를 오가며 샘플을 직접 전달해 고객사 확보에 나섰고 이러한 노력 끝에 2013년 일본 소니에 양극재를 공급하며 기술력과 품질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창업주는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우리 에코프로의 역사"라며 "초격차 기술과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원가 경쟁력을 가져야만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코프로는 전체 임직원의 약 90%를 지역 인재로 구성하며 지방 중심의 고용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와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오창·포항 지역에서의 고용 확대를 통해 지역사회와의 동반 성장을 실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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