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회사채로만 올해 최대 2800억 조달 속 '명암' [넘버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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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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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진칼 본사 사옥 /사진=한진그룹
한진칼이 올해 들어 두 번째 공모채 발행에 나서며 회사채로만 연간 최대 2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배당을 재개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됐고, 재무 체력도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다만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에 돈을 빌려주면서 순차입금이 늘고 있고, 조원태 회장 등 주요 임원 보수가 불어난 점 등은 앞으로 살펴야 할 포인트로 꼽힌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번 달 23일 총 800억원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 구조는 2년물 400억원, 3년물 4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시장 수요에 따라 최대 13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가능성이 열려 있다.

희망 금리 밴드는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개별 민평금리에 ±30bp(1bp=0.01%p)를 가산한 기준 수익률를 제시했다. 발행일은 10월 30일이며, 발행 주관사는 NH투자·한국투자·미래에셋·신한투자·키움·대신·유진·아이엠증권이다.
한진칼 회사채 발행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그래픽=이채연 기자
조달한 자금은 2020년 말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갚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올 4월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통해 끌어온 자금도 여기에 투입됐다. 당시 500억원 모집에 190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발행 금액을 1000억원으로 늘렸다. 금리도 언더로 유리하게 발행됐다.

이번에 증액 발행하게 되면, 올해 연간 최대 2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사채를 통해서만 조달하게 된다. 올 4월 공모채에 이어 6월에도 5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모채의 용도는 운영 목적이고, 표면금리는 4.35%로 결정됐다.

발행 여건도 나쁘지 않다. 한진칼이 지주사로서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덕에 현금흐름이 개선됐다. 특히 2023년 대한항공이 배당을 다시 시작해 722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고, 다른 자회사까지 포함해 한진칼의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배당수익은 824억원이다.

신용등급도 이번 공모채를 위해 다시 받았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모두 한진칼 회사채 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 한신평은 "주력 자회사인 대한항공 배당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체 경상현금흐름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진칼 연결 기준 순차입금 추이 /자료=에프앤가이드, 그래픽=이채연 기자
다만 자회사를 도와주다 불어난 빚은 그림자다. 한진칼은 올 6월 100%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에 2000억원을 대여했다. 팬데믹 기간 적자를 이어온 자회사를 위해 모회사가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한진칼의 실질적인 빚인 순차입금은 불어났다. 2023년 말 3155억원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지난해 말 1716억원까지 줄었으나, 올 6월 말 3486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지표로, 기업의 실질적인 차입 부담금을 말한다.

그래도 칼호텔네트워크가 지난달 그랜드하얏트 서울 웨스트타워 등 자산을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 약 21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만큼, 한진칼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한진칼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적자가 누적되면서 차입금과 대주주 자금 의존도가 커지면서 결정하게 됐다"면서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계속 진행 중으로, 앞서 송현동 토지를 매각했고 제주칼호텔도 현재 매각 작업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칼 주요 재무 지표 및 임원 보수 추이 /자료=금감원, 그래픽=이채연 기자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도 다소 둔화했다. 한진칼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는데, 영업이익은 166억원으로 39.2% 줄었다. 같은 기간 인건비가 57.4% 늘어났다는 점이 확인된다.

특히 조 회장 등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의 보수도 크게 늘었다. 이사·감사 수는 1명 줄었지만, 보수총액은 오히려 52.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조 회장의 보수는 전년 대비 53.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료하면서 임직원들 대상으로 경영성과급을 지급해 반영됐다"며 "이사 보수지급 기준에 따라 월 보수를 산정하고, 보상위원회 사전검토 및 이사회 집행 승인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 확정한 급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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