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화성 M&A 분석] ③매출 볼륨 본격적 확장…모빌리티도 겨냥

박수현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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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삼영엠텍 


산업 기자재 전문기업 삼영엠텍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최근 나흘 사이 30% 이상 급등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400위권 안으로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주가 상승은 인수합병(M&A)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인수 대상인 동아화성의 연매출이 4000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거래가 성사되면 삼영엠텍은 사업 규모를 전보다 몇 배 키우는 '점프업'을 실현하게 된다.

삼영엠텍, 동아화성 인수 결정 후 주가 급등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영엠텍 주가는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38.8% 급등했다. 1만3030원이었던 주가는 1만8080원까지 뛰어올랐다. 장중 1만9000원을 터치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2352억원까지 늘어나 코스닥 시가총액 400위 안으로 진입했다. 조선주가 탄력 받던 올해 8월까지만 해도 회사의 주가는 8000원대 수준이었다.

삼영엠텍의 주가 급등은 최근 진행 중인 M&A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영엠텍은 1333억원 규모의 동아화성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특수목적법인(SPC) 삼영파트너스를 세워 임경식 동아화성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인 경영권 지분 43.5%를 넘겨받는 형태다. 이달 23일 계약금 133억원을 지불하고, 12월 중도금 533억원과 잔금 666억원을 납입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삼영엠텍이 창사 이래 가장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영엠텍은 플랜트 기자재, 구조물 구조재, 선박엔진 구조재 등 구조용 금속제품을 생산한다. 1997년 삼성중공업의 소재사업부가 분할해 설립됐으며, 200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삼영엠텍은 산업 특성상 매출 성장의 제약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선박엔진 구조재 매출이 600억원으로 전체의 50.8%를 차지했고, 플랜트 기자재가 392억원(33.2%), 구조물 구조재가 187억원(15.9%)에 달했다. 전체 매출의 85% 이상이 조선·플랜트 등 설비투자 산업에 집중된 셈이다.

조선소와 EPC(설계·조달·시공)사의 발주 사이클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구조다. 가동률이 떨어지면 이익이 급감하고, 호황기에도 입찰 경쟁 탓에 마진이 제한적일 수 있다. 이는 삼영엠텍의 매출이 내수 경기보다 '조선소·EPC 발주 사이클'에 좌우된다는 의미다.

산업 변동성 대신 안정적 캐시플로 '승부수'
동아화성은 자동차와 가전 등 산업용 특수 고무부품 제조에 주력하는 업체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엔진 실링용 가스켓, 에어 인테이크 호스, 충격 방지용 고무류가 핵심이다. 가전 부문에서는 세탁기 진동 흡수·누수 방지용 도어 가스켓, TV용 플라스틱 케이스 등을 생산한다. 완성차와 가전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반복 납품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구조다. 삼영엠텍과는 매출 창출 구조 자체가 다르다.

특히 모빌리티 부문은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확장 가능한 미래가치 자산으로 평가된다. 실링·흡기·방진 등 소재 기술 기반의 부품은 내연기관 부품 중심의 기존 자동차 밸류체인과 달리 전동화 이후에도 필요성이 유지된다. 완성차 OEM과의 장기 거래 구조 덕분에 경기 변동에도 매출 안정성이 높고, 향후 수소 플랜트나 연료전지차 등 응용 확장성의 기대도 크다.

이런 구조 속에서 삼영엠텍이 매출 규모가 훨씬 큰 동아화성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니라 체질 전환을 위한 결단으로 해석된다. 경기 변동에 취약한 중공업형 구조를 벗어나 현금창출력 높은 안정적 수익원을 직접 품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연매출 1000억원 안팎의 삼영엠텍이 3000억원대 후반의 동아화성을 인수하는 것도 기존 사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임성국 KB증권 연구원은 "동아화성은 8개의 해외 법인을 통해 자동차와 가전제품용 특수 고무 등 확실한 캐시카우를 창출해가고 있다"며 "삼영엠텍이 동아화성 인수를 통해 사업다각화,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영엠텍 관계자는 "현재 선박엔진 부분이 전체 매출에서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조선업 자체가 주기성이 강한 사업이다 보니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자 인수를 진행하게 됐다"며 "동아화성은 거래처도 탄탄하고 재무구조가 상당히 좋은 편이라 시너지가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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