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핵심 분야에서 갈수록 격화되고 있으며 공급망 재편은 기업들의 경영 전략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이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0회 전자·IT의 날' 기념식에서 최근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과 중국 기업의 공세로 위협을 받는 국내 가전 업계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어 "동시에 AI 전환의 물결은 산업과 일상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며 "생성형 AI, 피지컬 AI, 초연결 인프라 기술은 전자·IT 산업과 에코 시스템을 재편하며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용 사장은 한국전자전이 지난 2005년 국내 전자·IT 산업이 수출 1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을 기념해 제정된 행사인 점을 언급하면서 미래 AI 산업에서도 국내 기업들만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대한 도전 속에서도 우리 전자·IT 산업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놀라운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우리 산업은 2000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의 20년은 AI와 지속가능성의 시대"라며 "정부 역시 최근 '제조 AX 얼라이언스'를 출범하고 제조 1등 국가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책 기조에 발맞춰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과 성장을 촉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0년 전 전자 IT 수출 1000억불을 기념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며 "우리 전자 IT 산업인은 정부와 기업, 학계가 함께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더 공고히 해가자"고 마무리했다.
이러한 용 사장의 진단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는 'KES 2025(한국전자전)'에서 다양한 환경 속에서 일상을 혁신하는 최신 AI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전시관을 집과 교실, 매장 등으로 꾸며 각 공간별 최적화된 AI 솔루션을 구현했다.
디스플레이 존에서는 차세대 '마이크로 RGB TV'가 관람객을 맞았다. 이 제품은 대형 스크린에 마이크로 단위의 적색·녹색·청색(RGB) LED를 초미세 단위로 배열한 RGB 컬러 백라이트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LED TV가 백색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적색, 녹색, 청색을 각각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또한 RGB LED 칩 크기를 100㎛ 이하로 줄인 마이크로 RGB 기술을 적용해 보다 촘촘하고 정교한 색상 및 밝기 제어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LED(1000㎛)나 미니 LED(500㎛)보다 소자가 대폭 작아진 것이다. 이를 통해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미세하게 조정해 명암 표현을 높이는 로컬 디밍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번 행사에서 LG전자는 약 900㎡ 규모 전시관에서 'LG AI 갤러리'를 테마로 공감 지능이 적용된 제품을 대거 전시했다. 행사장 전면에는 국내 파트너사와 협업해 만든 키네틱(움직이는) LED가 관람객을 맞았다.
또한 LG전자는 이날 모빌리티 공간 솔루션 '슈필라움'을 선보였다. 이곳에서는 차량이 이동 수단을 넘어 업무 공간, 팝업 매장 등으로 변하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또 온풍·송풍·제습·환기 등 기능을 탑재한 'LG 바스 에어시스템'이나 고성능 필터가 탑재된 샤워 수전 'LG 샤워스테이션'을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주방·거실 등 공간에서 벗어나 공간을 점점 확장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관은 모빌리티나 상업용 공간을 비롯해 욕실, 화장실 등으로도 공간을 확장한다는 개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가진 경쟁력을 우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며 "(중국 공세에) 하나하나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 사장은 전자·IT 산업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앞서 조 사장은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 입사 후 지난 37여 년간 근무하며 LG전자와 국내 전자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써 왔다.
2021년부터는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맡아 주력인 생활가전 분야에서 글로벌 1등 지위를 공고히 하며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전장사업에서는 기술 경쟁력 제고에 힘써왔다.
이번 수상에 대해 조 사장은 "임직원을 대표해서 받는 상으로 생각해 매우 영광스럽다"며 "임직원이 함께 만든 업적을 정부와 산업계가 인정해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