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대표는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G마켓 미디어데이에서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두 축의 중장기 전략을 본격 추진하겠다"며 "알리바바의 글로벌 경험과 신세계그룹의 유통 역량을 결합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뚜렷한 차별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국내와 해외 시장을 잇는 플랫폼 비전을 'G-Market=글로벌-로컬 마켓'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소개했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지분 50대 50 비율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새로 선임된 제임스 장 대표는 라자다 필리핀 공동 창업자 출신으로 그룹 CCO와 싱가포르·인도네시아 CEO를 역임한 이커머스 전문가로 평가된다.
장 대표는 "한국의 히트 상품이나 인기 브랜드는 늘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되는 브랜드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동남아뿐만 아니라 유럽과 북미 등에서도 이미 수요는 존재하기 때문에 현지화된 방식으로 풀어낸다면 기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G마켓이 최근 동남아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라자다'와의 제휴를 본격화한 것은 해외 판로 확장의 신호탄이다. 라자다는 2016년 알리바바가 인수한 플랫폼으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약 1억6000만 명에 달하는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제휴를 통해 G마켓은 자사 상품 약 2000만개를 라자다와 연동해 현지 고객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해당 구조는 지역별 확장 전략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G마켓은 동남아 시장을 기점으로 남아시아, 스페인·포르투갈 등 남유럽 지역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2027년까지 북미·중남미·중동 등 글로벌 주요 권역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라자다는 물론 미라비아(남미), 트렌디욜(튀르키예), 다라즈(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알리바바가 보유한 계열 플랫폼과의 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리바바 출신 인사가 새 수장에 오른 데다 알리바바 커머스와의 접점이 계속 확대되는 만큼 합작법인 내부에서도 경영 주도권을 둘러싼 해석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알리바바그룹의 글로벌 커머스 전략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은 단순 협력 대상을 넘어선 전략적 거점으로 간주된다. 그간 알리바바는 전 세계 이커머스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각국 플랫폼을 인수하며 영향력을 키워왔고, 한국 역시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 중 하나로 꼽힌다. 2023년에는 11번가를 비롯해 티몬, W컨셉, 에이블리 등 국내 주요 플랫폼을 잠재적 인수 대상으로 검토한 바 있다.
G마켓은 올해 말까지 재도약을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장승환 대표는 "플랫폼의 체력을 회복하고 체질 개선을 마무리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셀러와의 상생을 강화하고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