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는 지난 17일 윤창호 한국공인회계사회 상근 부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윤 이사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91년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를 시작으로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금융산업국장·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을 역임했다. 전임 이억원 위원장과 행정고시 동기다.
윤 이사의 임기는 이 위원장의 당초 임기였던 내년 3월까지다. 이 위원장의 공백을 메우는 조치로 추진된 인사인 만큼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LF는 사외이사 3분의 2를 공직자 출신으로 채우게 됐다. 2023년부터 이사회에서 활동 중인 김재홍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이사장 역시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을 지낸 바 있다. 이외 박정근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LF의 역대 사외이사진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전직 관료 비중은 압도적이다. 특히 2015년 이후로 임기를 가진 사외이사 9명(전현직) 중 6명이 금융·경제부처와 법조계 출신 인물로 나타났다. 2015년 윤용로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양재택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 실장 등이 대표적이다. 2023년에 취임한 이억원 위원장 역시 기획재정부 경제구조개혁국장·경제정책국장·제1차관 등을 두루 역임한 정통 경제 관료다.
LF는 내부 경영감독기구인 감사위원회를 사외이사(전원)로만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경제 관료 출신 인사를 꾸준히 영입하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감사위원 중 1명 이상이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여야 함을 규정한 상법 시행령 제37조 제2항에 의거한 인사라는 설명이다. 해당 시행령은 전문가 요건에 금융기관·정부·증권유관기관 경력자를 포함하고 있다.
다만 업계 전문 경영인 출신 사외이사는 2015년 이후로 맥이 끊긴 상태다. 이에 재무 리스크 대처에 유리할 순 있으나, 정작 실무 경영에 대한 감시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F 관계자는 "윤창호 신임 사외이사는 재무·경제 분야 전문가로서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투명한 지배구조 강화를 지원할 적임자"라며 "감사위원 중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관련 법에 따라 윤창호 신임 이사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사외이사들이 공직 및 경제 부처 출신인 것은 전문성 중심의 검증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구성된 결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