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여야 의원들은 "피해자 보상도 끝나지 않았는데 인수부터 승인됐다"며 감독당국의 관리 부실과 승인 절차의 투명성을 잇따라 지적했다.
고팍스는 2022년 말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GoFi)'의 자금이 묶이면서 일부 투자자가 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당시 테라·루나 사태 이후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된 영향도 있었다. 바이낸스는 2023년 초 고팍스의 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면서 "이용자 피해를 모두 변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변제는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민 의원은 "피해 상환 계획서조차 금융위에 제출되지 않았다"며 "국내 투자자 피해를 방패 삼아 협상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바이낸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 업계 1위 사업자인 만큼 시장 과열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오더북(호가창) 공유를 통한 정보 유출 등 국내외 데이터 관리도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피해 상환 계획서를 제출받은 바 없다"며 "관련 사항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금융위가 고팍스 대주주 변경을 2년 넘게 신중히 검토하다가 정권 교체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승인했다"며 "자금세탁방지(AML) 위반 전력이 있었던 바이낸스의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낸스는 미국, 프랑스, 인도 등 주요국에서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창펑 자오 전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 미국 법무부에 40억달러(약 5조원)의 벌금을 내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런 회사가 피해자 보상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인수 승인을 받은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고위 공직자의 아들이 고팍스 임원으로 등재됐다는 제보도 있다"며 "승인 과정에 인사 개입이 있었는지 금융위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수 절차의 공정성과 이해충돌 가능성을 함께 제기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해당 제보 내용은 처음 들었다"며 "바이낸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 해소 후 재허가를 받았고, 그 과정을 검토해 승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