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3분기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이유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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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사진 제공=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의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이자이익 부문의 변동성을 둘러싼 우려가 나오며 숨 고르기를 하는 양상이다. 시장의 관심은 기업은행의 단기 실적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기업은행의 높은 배당성향과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 때문으로, 과세 세율이 하향 조정된다면 기업가치를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이달 30일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는 6887억원으로 전분기(6935억원), 전년 동기(8014억원) 대비 각각 0.7%, 13.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순이자마진(NIM)은 1.57%로 조달비용 절감 노력에 따라 전분기(1.55%) 대비 2bp(1bp=0.01%p)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원화대출금 성장률이 0.7%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면서 이자이익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대출금이 3.8% 늘어 하반기 대출성장 속도를 조절하면서다.

또 상반기 호실적을 이끌었던 비이자이익도 부진하면서 실적에 보탬이 되지 못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 대비 50원가량 오르면서 약 45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반영됐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업은행의 3분기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정책에 중소기업 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은 부담 요소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자산 건전성 지표가 중소기업 차주들의 연체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기 개선과 정부의 취약차주 지원책 등의 효과로 개선세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기업은행 순이익 및 보통주자본(CET1) 비율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국책 금융기관으로서 기업은행은 정부가 추진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될 경우 다른 금융지주 대비 '정책 수혜주'로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바탕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배당성향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이 증가한 기업의 배당금을 분리과세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안의 최고 세율은 35%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최고 세율 구간 35%가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있고, 이를 25%로 정도로 낮춰야 배당을 할 유인이 있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며 "정부의 최종 입장이 세법 논의 과정에서 더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배당을 위주로 밸류업(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펼치고 있어 배당성향 구간 조정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낮다는 점도 주목한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올 배당성향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진행된다면 현금배당으로 주주환원율을 높이는 기업은행의 투자매력이 확실히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자사주 매입·소각 없이 배당만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해왔다. 2024회계연도 주당배당금(DPS)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1065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배당성향도 35.0%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다. 기업대출 비중이 높아 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소기업 대출 확대라는 국책은행 역할 때문에 순이익의 25%를 적립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다.

정부가 최대주주(지분 59.5%)라는 점도 배당 정책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강력한 요인이다. 국책은행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세수를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배구조는 기업은행의 고배당 정책이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신뢰를 뒷받침한다.

더욱이 기업은행이 내년부터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점도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요소다. 연 1회 배당락에 따른 주가 변동성을 줄이고, 투자자에게 꾸준한 현금 흐름을 제공함으로써 장기 투자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또 기업은행이 중장기적으로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 맞춰 배당성향을 40%까지 높일 계획이다. 배당성향은 CET1 비율 11~12% 구간에서 35%, 12~12.5% 구간에서 40%로 설정했다. 올해 말 CET1 비율 예측치는 11.80%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상황에 대응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안정적 이익을 기반으로 CET1 비율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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