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이 없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자율주행 셔틀 'ROii(로이)'가 지난 9월 말 운행을 시작한 이후 이달 15일까지 누적 탑승객 667명을 기록했다. 제한된 운행 시간과 추석 연휴 기간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초기 성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점심시간 제외)로 제한된 운행 시간과 추석 연휴 기간 운휴일 등을 감안할 때 667명의 누적 탑승 실적을 긍정적인 성과로 보고 있다. 로이는 현재 서울 청계천 시범운행 구간 외에도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에서도 운영되고 있어 향후 누적 탑승객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로이는 지난해 10월 대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에서 처음 공개됐다. 가장 큰 특징은 높은 부품 국산화율이다. 차량 개발을 주도한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상무는 "라이다 장비를 제외하면 로이의 국산화율은 96%에 달한다"며 "배터리는 삼성SDI 제품이 탑재돼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청계천 일대는 서울시 자율주행 시범운영지구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2022년 11월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포티투닷의 자율주행 셔틀이 운행됐지만, 상반기 종료 이후 약 6개월간 공백이 이어졌다.
이후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8월부터 로이 투입을 준비하면서 청계천 자율주행 시범사업이 재가동됐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관계자는 "그동안 로이 1대는 정식 운행, 나머지 1대는 테스트 목적으로 분리 운영됐지만 17일부터는 2대 모두 정식 운행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최근 국내 자율주행 산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5월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싱가포르 자율주행 면허(M1)를 취득해 그랩(Grab)과 협력 기반을 마련했고 7월에는 자율주행 기술·제품·서비스를 통합한 브랜드 '아즈톤(AZTON)'을 만들었다.
또한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기아와 레벨4 자율주행차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이달 말 경주 APEC 정상회의 현장에 레벨4 자율주행차 'PV5' 2대와 로이 셔틀을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출시되는 PV5에도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돼 현지 맞춤형 차량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국내 최다 규모인 55대의 자율주행차를 운영하고 있으며 누적 주행거리 62만km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100대 이상 차량 기반 서비스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 상무는 지난 8월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청계천과 경주 APEC 투입은 로이에게 '데뷔 무대'와 같다"며 "올 하반기 세계 최초로 레벨4 자율주행 성능 인증을 획득하면, 로이를 상용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전망했다.
최대 11명이 탑승 가능한 전기 셔틀 로이는 최대 주행거리 240km를 목표로 설계됐다. 현재는 청계천 일대 4.8km 구간을 왕복 운행 중이며 탑승 요금은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