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카드·민간 데이터, 9월 소매판매 둔화 시사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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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된 가운데 신용카드 데이터와 민간 부문 지표에서 올여름 미국 내 소비가 증가한 이후 9월에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제공=미국 상무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소매판매가 이전 두 달에 비해 완만하게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7~8월 미국 소매판매는 0.6% 증가한 바 있다.

경제학자들은 신용카드 대출, 동일매장 매출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매판매가 여름에 3개월간 연율 기준 4.1%의 견조한 증가세를 보인 이후 9월에는 소비가 둔화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 전체 소매판매가 0.4%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전기차 구매가 늘어난 자동차 부문 호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슈루티 미슈라 이코노미스트는 "6월부터 8월 사이의 성장세에 비하면 확실히 완만한 둔화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11월과 12월에도 지금과 같이 평상시 수준의 지출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산하 소비자데이터 분석업체인 블룸버그세컨드메저의 신용·직불카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가구, 전자제품, 가전 등 비필수품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 BofA의 신용카드 데이터에서도 수요가 둔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민간 데이터는 미 상무부의 공식 소매판매 지표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공식 통계는 약 4800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된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베이지북(경제보고서)은 "최근 몇 주간 소매판매가 소폭 감소했다"고 전했다. 또 연준은 저·중소득층 미국인들이 높은 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계속해서 할인 상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 소비자와 유통산업이 모두 회복력을 보였지만 고용시장이 냉각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다가오는 연말 쇼핑 시즌이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 전국소매협회(NRF)의 매튜 셰이 회장 겸 CEO는 "9월 소매판매는 두 달 연속 이어진 개학 시즌의 소비 이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며 "지속되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들이 연말 쇼핑 시즌을 대비해 구매력을 아껴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기업 경영진은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찰스 샤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의 지출은 매우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주간 단위로 거의 동일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의 미국 법인 CEO인 존 퍼너도 전날 "소비자들이 건전한 수준의 지출을 이어가고 있고 여전히 탄력적"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낙관론은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선행 소매판매 요약 보고서'에서도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9월에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5%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바클레이즈는 가처분소득, 주식시장 자산, 인플레이션, 소비자 심리 및 신용카드 지출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9월 소매판매의 모멘텀이 약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티그룹의 신용카드 지출 데이터에서도 지난달 전반적인 소매판매가 약세를 보였다. 특히 가정용품, 인테리어, 의류 부문이 하락세를 주도했고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문이 둔화됐다.

지젤라 영 시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고용시장이 계속 완화되는 가운데 연말까지 실업률이 소폭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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