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연구장비 전문기업 큐리오시스가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이달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연내 상장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일찌감치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도 본격적인 회수 전략을 세우고 있다. 다만 기업가치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과 짧은 보호예수기간(록업)에 따른 주가변동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큐리오시스는 이달 27~31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1만8000~2만2000원으로 상장 이후 예상 시가총액은 1385억~1692억원이다. 예상 공모금액은 216억~264억원이며 조달한 자금은 시설자금(68억원), 운영자금(142억원)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상장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큐리오시스는 독자적인 자동화 플랫폼 '큐리오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연구장비 설계부터 부품, 소프트웨어까지 일괄 개발할 수 있는 랩오토메이션(실험실자동화) 솔루션으로 6개월 내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가졌다. 고객사의 수요에 맞춰 맞춤형 자동화장비를 제작하고 전장보드·이미지센서 등 핵심 부품도 직접 생산한다.
FI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곳은 L&S벤처캐피탈이다. 엘앤에스 글로벌반도체성장투자조합과 엘엔에스 소부장혁신기업투자조합 등 2개 펀드를 통해 45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으며 현재 큐리오시스 지분 6.61%를 보유하고 있다. 공모가 하단(1만8000원)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약 75억원을 회수할 수 있어 60% 이상의 투자차익이 예상된다.
스틱벤처스는 지난해 10월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 단계에서 전환사채(CB) 5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당시 큐리오시스의 기업가치는 약 7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번 IPO에서 시가총액이 최대 1692억원으로 산정된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2배 이상의 평가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신한캐피탈,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대교인베스트먼트 등이 큐리오시스의 주요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시장에서는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이 주가의 단기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FI가 보유한 물량 중 상장 당일부터 유통 가능한 비중은 17.73%에 불과하다. 하지만 보호예수 기간이 1~3개월로 짧아 상장 한 달 후에는 유통 가능 물량이 50.1%, 석 달 뒤에는 62.57%까지 늘어난다.
한편 큐리오시스는 여전히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회사는 2022년 이후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54억원, 순손실은 48억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큐리오시스는 "내년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3년 내 매출 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