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플라자, 취득 1년도 안 된 분당점 되팔아 '숨통'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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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4.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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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 분당점 /사진 제공=AK플라자
AK플라자가 비유동자산을 잇달아 정리하며 유동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말과 이달에 걸쳐 1900억원의 부동산펀드 수익증권을 계열사에 처분했다. 펀드 지분을 확보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되파는 것으로, AK플라자의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애경그룹 차원의 지원이 총동원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최근 캡스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0호 수익증권을 90% 이상 매각했다. 지난달 23일 지주사 AK홀딩스와 이달 1일 계열사 광주투자개발(옛 중부CC)이 인수자로 나서 각각 610억원(559억좌)과 1300억원(1192억좌)을 지급했다. 부동산펀드 수익증권은 투자지분을 나타내는 증서로 임대료 등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담겼다.

캡스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0호는 AK플라자 분당점을 기초자산으로 운용되는 펀드다. AK플라자는 2015년 분당점을 4200억원에 캡스톤자산운용에 매각한 뒤 세일즈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지난해에는 이 펀드의 지분을 절반 이상으로 늘렸고 올해 1월 잔여 물량을 모두 인수하며 10년 만에 실질적인 소유권을 되찾았다. 이번 양수도 거래로 AK플라자는 분당점을 되찾은 지 약 10개월 만에 소유권을 재이전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파악된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1기 신도시 개발 호재에 따른 수혜로 분석된다. 지난해 63.1%(1195억좌) 지분의 장부금액이 1225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비교할 경우 1300억원 규모였던 광주투자개발과의 거래는 80억원가량의 자산가치 상승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AK플라자는 거래대금을 차입금 상환을 포함한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할 방침이다. AK홀딩스와 체결한 첫 계약의 경우 현금을 받는 대신 기존 차입금 일부를 상계 처리하기로 했다. AK플라자는 앞서 1월 이 펀드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AK홀딩스로부터 1000억원을 빌린 상태에서 매각금 610억원을 상환에 충당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산 매각과 관련해 그룹 차원의 'AK플라자 살리기'가 본격화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간 유상증자 참여 및 대여를 통한 계열사의 자금 수혈은 있었으나, 금융자산 양수에 따른 지원은 흔치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2020년부터 영업적자를 이어온 AK플라자는 자구책 마련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누적된 손실로 자본총계보다 자본금이 더 많은 부분자본잠식이 수년째 고착됐고, 지난해 말 기준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역시 2557억원으로 2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추진하는 애경산업 지분 약 63%(약 4000억원 후반)에 대한 매각작업이 마무리되면 추가 지원이 뒤따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명품 대신 지역친화형쇼핑센터(NSC)를 내세운 AK플라자 고유의 유통경쟁력 강화 전략도 주목된다. AK플라자는 현재 백화점 4개(수원·분당·평택·원주)와 쇼핑몰 7개(홍대·인천공항·기흥·세종·성수·광명·금정)를 운영하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AK플라자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며 "AK플라자는 차익을 실현했고 AK홀딩스는 대여금 회수와 부동산 간접투자로 운용수익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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