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두나무 빅딜] 'NFT 혈맹' 하이브와 이대로 이별?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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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3. 오후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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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NFT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하이브·두나무 


네이버와 두나무 간 기업결합을 앞두고 하이브와 두나무의 동맹이 유지될지 주목된다. 하이브와 두나무는 2021년 상호 지분교환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대체불가토큰(NFT)과 지식재산권(IP) 연계 사업을 함께해왔다. NFT 시장의 호황기가 지나면서 양사 간 협력은 좀처럼 진행되지 않았고, 주식양도 제한 기한도 지났다. 이런 상황에서 두나무의 지배구조가 바뀌면 양사 동맹도 새 국면을 맞게 된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주주 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기업결합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가 되고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 자회사로 편입될 수 있다.

하이브와 두나무는 2021년 11월 주식을 맞교환하며 협력을 시작했다. 올해 6월 기준 하이브는 두나무 지분 2.47%를, 두나무는 하이브 지분 5.55%를 보유했다. 양사 협력의 대표 사례는 NFT와 IP 결합 사업을 위해 2022년 미국에 설립한 합작회사 레벨스(Levvels)다. 레벨스는 두나무의 자회사인 두나무글로벌 자회사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에 두나무가 인식한 레벨스의 지분법손실은 40억원이다.

/그래픽=윤상은 기자


레벨스의 첫 사업은 디지털 포토카드 플랫폼인 모먼티카 운영이다. 포토카드는 K팝 가수의 사진을 명함 규격으로 인쇄한 상품으로 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제작상품(굿즈)이다. 모먼티카는 이를 디지털 소장품으로 만들고 NFT와 연계했다. 하이브의 대표 가수인 BTS 멤버의 사진, 영상을 디지털 카드 형태의 NFT로 발행하는 식이다. 그러나 모먼티카는 NFT 시장 침체와 팬덤 반응의 한계에 부딪혀 올해 7월 문을 닫았다.

올 들어 양사의 관계단절 가능성은 더욱 가시화됐다. 올 3월 두나무는 두나무글로벌의 유상증자에 홀로 참여해 210억원을 출자했다. 이는 레벨스 운영에 투입돼 두나무의 레벨스 지분은 기존 65%에서 75%로 높아졌다. 반면 유증에 참여하지 않은 하이브의 지분은 35%에서 25%로 낮아졌다. 모먼티카 서비스 종료 이후 하이브의 IP 제공도 요원하다.

이에 관해 레벨스 관계자는 "현재 하이브 IP를 활용한 사업은 종료됐으며, 버추얼 아이돌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공개할 버추얼 아이돌에 하이브 IP를 활용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이브와 두나무 간 협력유지 장치인 지분매각 제한도 사라졌다. 양사는 주식 맞교환 당시 2024년 11월까지 3년간 지분을 매각하지 않기로 해 현재는 주식을 처분해도 서로 제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하이브는 올 5월 2433억원 규모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9월에는 382억원 규모의 YG플러스 주식을 투자자산 포트폴리오 최적화 목적으로 각각 처분했다. 하이브는 향후 두나무와의 협력 계획이 없을 경우 같은 이유로 지분매각을 고려할 수도 있다.

다만 양사의 지분가치가 주식 맞교환 시기보다 낮아져 단기간 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 2021년 11월 하이브 주가는 40만원대였지만 이날 기준으로 20만원대 후반에 머물렀다. 같은 시기 50만원을 웃돌던 두나무의 장외주식 가격은 30만원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이에 지분매각 가능성에 대해 하이브와 두나무 모두 말을 아끼고 있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에 나설 때 하이브가 동의할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하이브는 두나무 지분 2.47%로 포괄적 주식교환을 좌우할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해도 합병비율, 주요 결정 등에 대해 충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두나무의 지분가치가 네이버파이낸셜보다 3배 정도 큰 만큼 합병비율에 따라 하이브를 포함한 기존 두나무 주주의 향후 지분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두나무 측은 "아직 포괄적 주식교환 논의 초기라 정해진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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