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20개 은행장과 첫 간담회서 '생산적 금융' 전환 강력 주문

류수재 기자

입력 2025.09.29. 오후 4:40

수정 2025.09.29. 오후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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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그룹 회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홍준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20개 은행장들과 만나 미래 전략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연합회장 및 20개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취임사에서 제시했던 '생산, 소비자 중심, 신뢰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을 전달했다.

이 위원장은 "담보와 보증에 기댄 손쉬운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정부가 은행권의 투자여력을 확대하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자본 규제를 개선한 상황에서, 은행들도 규제 개선의 취지에 맞게 생산적 금융을 적극적으로 공급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자산(RWA) 하한을 상향하는 대신 은행의 주식·투자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낮춰 기업대출 여력을 확보하도록 한 규제 변경의 연장선이다.

이어 이 위원장은 소비자 중심 금융과 관련해 곧 시행될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에 은행권이 주도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은행권이 매입대금의 민간기여분 대부분을 분담하는 만큼,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연체자들이 신속히 경제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롯데카드 해킹사고 등 잇따른 금융권 보안사고를 언급하며 '신뢰금융'을 역설했다. 이 위원장은 "철저한 원인 규명에 따른 엄정한 조치는 물론 징벌적 과징금 도입 등 제도 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은행장들이 자기 책임 하에 보안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내부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밖에 철저한 가계부채 관리, 중대재해 예방, 지역금융 공급, 청년채용 확대 등 다양한 사회적 어젠다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부동산 자금 쏠림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방향에 공감하며 생산적 금융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은행장들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미래 전략산업과 혁신 벤처기업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하며 관련 생태계 지원을 위한 '국민성장펀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다만 충분한 자금공급 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본 규제 추가 개선과 지역 내 자금공급 확대에 따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또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고 취약 부문의 프로세스를 개선해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이 위원장은 "금융 대전환이라는 목표를 향해 정부와 금융권이 함께 나아가자"며 "정부와 유관기관도 금융 행정, 감독 전반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쇄신하겠다"고 약속했다.

류수재 기자(rsj111@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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