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식약처에서 이들이 음주상태로 가르시니아를 섭취한 사실을 뒤늦게 공지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대웅제약 측은 가르시니아를 복용한 것이 원인인지, 술과 가르시니아 두 가지를 동시에 섭취한 결과 증상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원인규명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이번 행정조치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식약처의 건기식 이상사례 등급별 판단기준 중 가장 높은 단계인 '5등급' 조치가 내려진 데는 최근 다이소에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영양제를 판매하기 시작한 뒤 기강을 다잡는 본보기로 삼겠다는 제약사들의 내부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창근 건강기능식품정책과장은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대웅제약이 이번 식약처의 조치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임을 이해한다"며 "가르시니아가 과거 식약처의 원료 검사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식약처는 2명이 유사한 시기에 음주와 함께 섭취한 후 급성간염이 발생한 상황을 토대로 인과성 분석을 진행한 결과, 알코올 등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제품으로 인한 것이라는 결론를 내렸다. 이에 따라 소비자 안전을 위해 정부로서는 해당 제품에 대한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제품의 정확한 문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섭취 이후 증상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5등급으로 분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알코올 등 병용섭취에 따른 이상사례가 보고되면서 건기식 기준 및 규격을 개정할 방침이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섭취 시 주의사항에 '드물게 간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섭취 기간 중 알코올 피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신 국내 및 해외 이상사례 정보를 추가로 확보해 병용섭취와 이상사례 간 인과성에 대한 조사도 내년까지 마칠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식약처는 이번 사태에 대해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등의 정확한 분석을 내린 적이 없다"며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회사 측은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하던 제품을 자진 회수했다. 식약처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수많은 가르시니아 제품 중 대웅제약 제품이 타깃이 된 것은 '다이소'의 영향도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대웅제약과 종근당 등 대형 제약사들이 해당 유통채널에서 판매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처가 이들 기업에 가격경쟁력을 넘어 원료에 대한 경각심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한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유통채널을 개척할 때 식약처에서 일종의 본보기로 삼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해도 단 2명에 불과한 사례에 5등급을 매기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건기식의 경우 제품 원료 검사의 허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식약처가 과거에 잘못된 판단을 내린 사례도 있었던 만큼 이번 대웅제약 가르시니아 논란에 대해서도 정확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