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알테오젠이 단순 신약개발 회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해왔다고 평가한다. SC 전환 기술을 바탕으로 다중 파트너십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플랫폼 기술을 통한 협력 모델은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파트너십 확대가 기업가치 상승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알테오젠의 글로벌 전략 핵심은 SC 제형 플랫폼 'ALT-B4'다. 이 기술은 정맥주사 의약품을 피하주사로 전환해 환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빅파마 입장에서는 특허 수명 연장 효과가 있어 상업적 매력이 크다고 여겨진다. 업계에서는 알테오젠이 이 같은 강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협력 판도를 넓히고 있다고 본다.
첫 성과는 2019년 나타났다. 그해 5월 ALT-B4 항체치료제 원천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와 라이선스 옵션계약을 체결하면서다. 같은 해 10대 글로벌 제약사에도 기술이전(LO)했다. 지난해에도 성과는 이어졌다. 알테오젠은 2024년 2월 MSD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SC 전환 계약을 맺었다. 다이이찌산쿄와는 같은 해 11월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 SC 제형 개발 협력에 들어갔다. 계약 구조는 독점과 비독점을 병행하며 파트너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ALT-B4 플랫폼이 주목받는 이유는 환자 편의성과 제약사의 특허 전략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정맥주사(IV)로만 투여되던 항암제나 항체치료제를 SC로 바꾸면 환자 치료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동시에 빅파마 입장에서는 약물 제형을 바꾸는 과정에서 특허를 새로 확보할 수 있어 제품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이 같은 '윈-윈 구조'가 다수 글로벌 제약사들의 협력 유인을 키우고 있다.
알테오젠이 맺은 계약의 특성은 독점과 비독점을 병행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특정 기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파트너십을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을 쌓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MSD 및 다이이찌산쿄와는 각각 독점적 계약을 맺었지만, 2020년에는 모 글로벌 제약사와 비독점적 사용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알테오젠이 단순히 기술을 이전하는 차원을 넘어 플랫폼 자체를 글로벌 신약개발 과정에 내재화시킨 것으로 본다. ALT-B4는 적응증이나 약물군을 가리지 않고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높다. 알테오젠은 이를 바탕으로 항암제, 면역질환제, 안과질환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접근할 수 있다. 협력 범위가 넓을수록 장기적인 현금흐름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 이유다.
시장은 알테오젠이 플랫폼 제공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독자적 매출 기반을 확대하는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계약 구조는 장기적 현금흐름을 담보하지만, 실질적 성과는 파트너사의 임상·허가 과정에 연동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ALT-L9가 유럽 허가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자체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경험을 축적할 기회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이미 해당 과제에 대한 대비를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알테오젠은 올해 자회사인 알테오젠헬스케어와 알토즈바이오로직스를 합병한 통합법인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를 공식 출범했다. 이를 통해 알테오젠헬스케어의 영업·마케팅 역량과 알토스바이오로직스의 임상 및 파이프라인 개발 역량을 활용해 연구개발-생산-상업화를 아우르는 전주기 구조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엄민용 신한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전 세계 1위 ADC 기업 다이이찌산쿄와 세계 최초로 ADC SC 개발을 계약하고, 올해 3월 아스트라제네카와 3개 물질 계약을 체결했다"면서도 "할로자임과 PGR 및 소송 이슈로 가치가 전혀 적용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내 1~2건 추가 LO' 목표를 유지한다는 점은 딜이 임박했음을 의미한다"며 "이중항체 및 경쟁사 계약사 중 한 곳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