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대표이사(부회장)가 시작한 SK에코플랜트의 리밸런싱은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다. 환경 계열사를 매각하고 SK그룹의 반도체 소재 계열사를 하이테크사업 자회사로 편입하며 재무건전성과 실적개선에 속도가 붙었다.
다만 장 부회장은 2026년 주주총회가 예정된 3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기업공개(IPO) 마감이 7월임을 감안할 때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임기연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의 재정비를 이끈 그의 역량이 IPO 완주 때까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에서 진행해온 리밸런싱의 성과가 올 상반기 들어 실적에도 반영됐다. △SK에어플러스 △에센코어 가 신규 편입되며 하이테크사업 부문에서 매출 2조9303억원, 영업이익 2465억원을 인식한 덕분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현재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4개 회사의 자회사 편입이 진행 중"이라며 "내년 실적은 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하이테크사업 부문의 호실적은 솔루션사업 부문(건설업)의 실적부진을 상쇄하며 SK에코플랜트의 턴어라운드를 이끌고 있다. 솔루션사업 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조9317억원에서 1조6658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972억원에서 -36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환경사업 부문 역시 매출 5641억원을 인식하며 307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이테크사업의 신규 편입이 없었다면 상반기에는 단순계산으로 369억원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했다. 장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하지 않았다면 2014년 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지 10년 만에, IPO 기한을 1년 남짓 앞둔 상황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SK그룹 안에서도 대표적인 인수합병(M&A) 전무가로 평가되는 장 부회장은 2017년 SK㈜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하며 그룹 내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그룹 내부에서 SK에코플랜트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2023년 말 장 부회장을 SK에코플랜트에 긴급 투입했다.
업계에서는 본업인 건설업 업황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SK에코플랜트의 1차 IPO 기한은 2026년 7월이며, 장 부회장의 임기만료는 이보다 빠른 3월 주총 전이다. 김 사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표이사직을 수행해왔지만 숙원사업을 앞두고 장 부회장이 물러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의 리밸런싱은 이미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테크사업 부문의 매출(2조9303억원) 비중은 전체의 50.53%로 본업이던 솔루션사업 부문(1조6658억원)을 6개월 만에 앞지르며 주력사업이 변경됐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다만 본업이던 건설업은 업황 악화로 재무건전성 관리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거듭된 인명사고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상장 재도전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건설업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이고 매출 비중이 상당해 IPO 완결 때까지 인명사고 등에 대해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