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리밸런싱의 시대] 통합 HD건설기계, '글로벌 톱10' 규모의 경제 시동

김수민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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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9.09. 오후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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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기간에 폭증했던 유동성이 위축되며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더 이상의 무분별한 외형 확장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SK를 필두로 전 산업계에 확산되는 '리밸런싱'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분석합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HD현대그룹이 최근 계열사 기업공개(IPO) 대신 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략변화에 따라 그룹 내 건설기계의 양대 축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도 선제적으로 합병을 결정했다. 양사는 합병 이후 그간 20위권에 머물렀던 점유율을 10위권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이달 16일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HD현대인프라코어와의 합병을 의결하게 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소멸하며 합병 이후 존속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는 HD건설기계로 출범한다.

이번 합병은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의 흐름 및 전망에 맞춰 경영효율성과 시너지를 극대화해 양사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다. 합병 이후 건설기계 부문의 지배구조는 지주사 HD현대→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HD건설기계로 간소화된다.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사장)는 7월1일 양사 합병 기업설명회(IR)에서 "내부적으로는 양사 주력모델의 공급처가 중복돼 운영효율성에 한계가 있었다"며 "각 사가 개별 공장의 가동률을 우선 고려하다 보니 통합적인 생산계획 수립이 어려웠고, 전사적 자원배분이 필요한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도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양사 합병 이후 청사진 /자료 제공=HD현대건설기계
 

양사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기준 21위, HD현대건설기계는 25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어 아직 글로벌 톱티어 사업자와 경쟁하기에는 부족하다. 이에 양사는 합병으로 10위권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HD건설기계는 2030년 매출 14조8000억원, 영업이익률 11%를 내세웠다. 사업 부문별로는 △건설장비 연평균 12.0% △엔진 11.9% △AM((After Market) 13.8% 성장 등을 제시했다.

HD건설기계는 일원화된 의사결정 체계로 △근원 경쟁력 강화 △수익원 다변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한다. 또 제품 라인업을 최적화하고 지역별로 생산체계를 전문화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다. 콤팩트 장비사업을 확대해 콤팩트부터 초대형까지 아우르는 풀라인업도 구축한다.

그동안 각각 운영해온 'HYUNDAI'와 'DEVELON'은 듀얼 브랜드 체제로 유지할 계획이다. 각사의 브랜드 및 채널별 강점을 활용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신규 시장을 공동개척해 대응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양사의 상호보완적 라인업을 구축해 고객 선택의 폭을 확대한다. 또 양사의 통합된 기술력을 핵심 모델과 기술 개발에 투입해 수익성 높은 초대형·콤팩트 포트폴리오를 개선·강화할 계획이다.

합병계획 발표 이전인 올 4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사장)는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서 비용절감 측면에서 시너지가 있었다"며 "특히 차세대 모델 개발이 우리가 생각하는 3사(중간지주사 포함) 통합체제에서 가장 큰 시너지라고 믿고 R&D 역량을 결집해 개발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생산체계의 효율화도 꾀한다. 인천, 군산, 울산 등 각 공장별 원가경쟁력의 특장점을 활용해 지역별 글로벌 전문 공장 체제를 확립·운영한다. HD현대건설기계의 인도·브라질, HD현대인프라코어의 중국·노르웨이 등 각사의 해외 생산거점을 공동활용해 동남아, 중동, 남미 등의 시장 대응력을 높일 방침이다. 또 공급망을 함께 육성해 구매력을 늘리는 한편 비용효율화도 도모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엔진 사업과 부품교체·유지보수 중심의 AM 사업을 본격 육성해 수익원을 다변화한다는 복안도 가졌다.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전망되는 콤팩트(소형 건설기계)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북미, 유럽 지역에서 채널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합병 이후 콤팩트 사업을 전담하는 전문화된 독립 사업조직도 구성한다.

조 대표는 "2027년까지 콤팩트트랙로더(CTL), 스키드스티어로더, 콤팩트휠로더 등 부족한 라인업을 보강해 기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북미 시장의 채널 커버리지를 2024년 73%에서 2030년 98%까지 확대하고 유럽 시장에서는 시장 잠재력 및 성장성이 높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전담딜러 운영을 강화하고 멀티딜러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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