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 도입 명암] 유유제약, 영업부 손질 2년…수수료 늘고도 체질개선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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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7.19. 오후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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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유유제약, 그래픽=이승준 기자
유유제약이 지난 2년간 영업조직 개편과 외주화 전략을 병행하며 실적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회사는 2023년 하반기부터 종합병원 부문을 제외한 병의원·약국 영업조직을 해체하고 영업대행(CSO)에 맡기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연구개발(R&D) 투자 실패로 실적이 악화된 데 따른 결정으로, 선택적 외주화로 비용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택적 외주화로 실적 개선 성공
18일 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2023년 하반기 구조조정 이후 CSO 체제를 도입했다. 병의원·약국 대상 자체 영업조직을 없애고 종합병원 영업조직만 남긴 채 선택적으로 외주화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임직원 수를 2022년 말 364명에서 2023년 말 259명까지 3분의1가량 축소했다. CSO 전환은 2023년 7월 일반의약품 분야를 도매로 전환한 지 3개월 만이다. 다만 전체 품목을 교체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안팎에서는 유유제약의 2년 전 영업조직 개편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인력을 직접 운영할 때보다 조직의 유연성과 비용통제 측면에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목소리도 있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영업조직을 축소하고 수수료 기반의 외주화를 택하면서 비용효율화를 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유제약의 재무구조는 CSO 체제 도입 이후 좋아졌다. 매출이 2023년 1372억원에서 2024년 1331억원으로 소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3억6000만원에서 117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순이익도 1년 새 -55억원에서 103억원으로 올랐고, 영업이익률도 0.3%에서 8.8%로 높아졌다. 원가율은 64.3%에서 61.2%까지 낮췄다. 지급수수료가 67억원에서 121억원까지 올랐지만 전체 판매관리비를 485억원에서 400억원까지 낮추면서 수치적으로 효율화에 성공했음을 입증했다.

 
R&D 실패 후 재무적 부담 직면
/그래픽=이승준 기자
업계에서는 유유제약이 CSO 체제를 도입한 배경으로 'R&D 실패'를 지목한다. 2022년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 'YP-P10' 개발이 임상2상에서 중단되면서 그간 투입했던 막대한 비용이 실적에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실적회복 방안을 강구하다 영업구조를 바꾸는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의 어려움은 실적에도 반영됐다. 매출은 2021년 1157억원에서 1389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 12억원에서 영업손실 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9억원에서 44억원으로, 판관비도 441억원에서 539억원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판관비 중 경상개발비가 40억원에서 86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불어난 R&D 비용이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업계의 시선을 방증하는 것으로 읽힌다.

다만 영업조직 리뉴얼에도 '동행'은 계속되고 있다. 해체된 2개 조직에서 종합병원 영업을 희망하는 인력을 해당 부서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으며, 회사는 CSO로 전환한 퇴사자들과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퇴사 전까지 유유제약의 품목들을 영업해본 경험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비용은 절감한다는 복안에 따른 것이다.

 
관건은 영업력 분산 최소화
업계에서는 유유제약의 당면과제로 '영업력 분산 최소화'를 들었다. CSO 체제가 단기 재무개선에는 기여하겠지만 장기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부 영업인력이 제약사의 통제 밖에 있어 처방채널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주된 우려다. 경쟁사의 조건에 따라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다수 CSO가 개인사업자 형태의 소규모 조직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수수료율'도 관전 포인트다. 시장은 5인 이하 군소 업체가 CSO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점에 주목한다. 외주화에 따른 불안정 요소로 지목한 것이다. 이에 수수료율을 두고 벌어지는 제약사와 CSO 간 협상이 체제 전환의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수료율 평균치가 존재하지 않고, 같은 품목이라도 제약사별로 수수료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심지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일정 기간 CSO 측에 수수료로 수익의 100%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2022년 당시 안구건조증 신약의 R&D에 많은 비용을 투입했지만 임상2상까지 진행됐다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접게 됐다"면서 "실적을 흑자로 돌리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다 영업구조를 바꿔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지배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병의원·약국 영업조직을 해체하면서 나온 인력들이 직접 CSO를 차려 회사와 계약하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CSO를 도입하면 어느 기업이든 영업지배력 저하 우려가 생기지만 유유제약은 상대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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