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22일째, 역대 두 번째로 길어…Fed '깜깜이 금리 결정' 우려

권해영 기자
입력
수정 2025.10.23. 오전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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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시아 순방에 셧다운 장기화 우려
경제 지표 공백…통화정책 불확실성 확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22일째를 맞으며 역대 두 번째로 긴 셧다운으로 기록됐다. '오바마 케어' 보조금 연장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지속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의 역대 최장 기록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방정부 업무 중단으로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잇따라 연기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핵심 통계 없이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이른바 '깜깜이' 상황에 내몰렸다.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후반 아시아 순방에 나설 예정이어서 셧다운 사태가 11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순방 전 면담을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이미 두 번째로 긴 셧다운 사태지만 이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트럼프 1기인 2018년 12월22일부터 35일간 이어졌던 최장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회동했으나 협상 타결의 실마리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셧다운은 미 연방 의회가 2026회계연도 예산안과 임시 예산안 모두 처리에 실패하면서 지난 1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임시 예산안에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공화당은 이를 불법 이민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으로 규정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며 "우리는 그들의 미친 음모에 속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시 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공화당 의원 전원의 찬성과 최소 8명의 민주당 이탈표가 필요하지만, 여야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달 하원을 통과하고 상원 표결에서 부결된 임시 예산안은 11월21일 만료될 예정이다.

문제는 셧다운 사태가 길어지면서 경제적 타격뿐 아니라 Fed의 통화정책 운용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Fed는 이번 셧다운으로 인해 비농업 고용, 실업률,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용 둔화, 물가 상승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딜레마 속에서, 데이터 공백까지 맞물리며 통화정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지난 15일 발표 예정이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셧다운 여파로 24일로 연기됐다.

Fed는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종전 대비 0.25%포인트 낮춘 연 4.0~4.25%로 조정한 바 있다.

경제적 여파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달 초 급여 일부를 받았던 연방정부 민간직 공무원들은 이번 주부터는 급여를 전액 지급받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연방정부 인력이 많은 워싱턴D.C.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 계약업체, 공급업체, 서비스 기업 등이 연쇄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또 군인 급여 지급과 식량 지원 프로그램(SNAP) 유지를 위한 비상 회계 조치가 곧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셧다운으로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재가동되면 4.3%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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