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에 면허증 보내고 "여보"…'AI 이정재'에 5억 뜯긴 50대 여성

박은서 기자
입력
수정 2025.10.22. 오후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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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셀카·위조 신분증까지 동원해 사기행각
경찰, 캄보디아 조직과의 연관성 열고 수사중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셀카와 위조 신분증까지 동원한 로맨스 스캠에 50대 여성이 5억원을 빼앗겼다. 지난해 일론 머스크 사칭 사기에 이어 또다시 유명인을 내세운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정재를 사칭한 일당이 보낸 자료들. JTBC 뉴스룸 캡처


JTBC는 21일 경남 밀양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가 배우 이정재를 사칭한 인물로부터 5억원을 사기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됐다. 사칭범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을 통해 A씨에게 자신을 배우 이정재라고 소개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 연락했다"고 접근했다. 이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3' 촬영 이야기를 꺼내며 친밀감을 쌓은 뒤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옮겼다.

A씨는 "TV 볼 시간도 없는 사람인데도 본인이 맞다며 계속 믿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사칭범은 AI로 합성한 '공항 셀카' 사진과 생년월일이 엉터리로 적힌 위조 신분증까지 제시하며 신뢰를 쌓았다. 이후 '경영진'이라 소개한 또 다른 공범을 등장시켜 본격적인 금전 요구에 나섰다.

경영진은 '이정재와의 직접 만남을 주선하겠다'며 A씨에게 600만원을 요구했다. 이에 A씨가 "돈을 들여 만나고 싶지 않다"고 거절하자 사칭범은 "만나면 본인이 해결해주겠다"며 그를 설득했다.

이에 A씨가 돈을 송금하자 이후 팬미팅 VIP 카드 발급비, 공항 억류 해제 비용 등 각종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반복해서 받아냈다. 사칭범은 A씨를 '여보', '꿀'이라 부르며 연인처럼 행동해 심리적 경계를 허물었다.

A씨는 "오면 전부 갚아준다고 하니 믿었다"면서도 "진짜 이정재라면 이렇게까지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6개월 동안 A씨가 송금한 금액은 총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사가 시작되자 사칭범은 A씨에게 '자신을 믿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경남경찰청은 캄보디아 소재 조직과의 연계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로맨스 스캠 일당을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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