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아이가 움직이는 영상까지 제작해영국에서 한 여성이 임신한 척하며 출산 축하 파티까지 열고, 실제로는 인형을 아기처럼 꾸며 지인들을 속인 사건이 드러났다. 가족과 친구들은 물론, 심지어 전 남편마저 속아 넘어간 황당한 거짓말에 영국 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21일 영국 더 선과 더 미러 등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키라 커즌스(22)가 임신과 출산의 전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축하받은 가운데, 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커즌스는 SNS를 통해 임신 사실을 알리고 초음파 사진을 공유하며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를 받았다 그는 "아기가 발로 찬다"는 말을 하며 자신의 배를 만지는 영상을 올렸고, 지인들은 그의 말을 믿고 임신 사실을 축하했다. 한번 시작한 거짓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아기 성별 공개 행사까지 열며 지인들을 초대했다. 행사에서 성별이 딸을 상징하는 분홍색 색종이가 터지자, 감격의 눈물을 보이며 웃는 모습도 촬영했다. 출산 후 그는 SNS에 '딸이 태어났다'며 출생 시간·몸무게와 함께 모자와 젖꼭지를 물린 사진을 게재했다. 친구와 가족들은 옷과 유모차 등 각종 선물을 보냈으며, 여성은 이 선물들로 장식한 아기 사진을 계속 올렸다.
하지만 이는 모두 인형으로 꾸민 가짜였다. 그는 AI 기술을 활용해 인형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까지 제작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이 "아기가 눈을 뜨지 않는다"고 걱정하자, "의사가 검진했는데 이상이 없다"고 둘러대기도 했다. 심지어 직장 상사는 출산 소식을 믿고 '딸과 유대감을 쌓을 시간'을 갖도록 휴가를 권유했다. 하지만 어느 날 그는 갑자기 SNS에서 아기 사진을 모두 삭제했고, 남편에게 "딸이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끝날 줄 모르던 그의 거짓말은 커진스의 어머니가 침실에서 수상한 인형을 발견하면서 모든 전말이 드러나게 됐다. 이후 커즌스의 사촌이 이 이와 관련한 진실을 SNS에 공개하면서 영상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사건 전말을 알리는 영상에서 "아기가 전혀 울지 않았고, 커즌스가 누구에게도 아기를 만지지 못하게 하는 것을 보고 의심을 하게 됐다"며 "우리는 모두 그녀를 믿었었다"라며 당시의 배신감을 토로했다. 이 모든 사실이 공개되자 커즌스는 자신의 SNS 계정을 삭제했다. 이후 그는 지난 19일 SNS에 해명 영상을 공유하며 "가족들, 특히 내 남편 제이미는 비난하지 말아달라. 그들은 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실제로 유산을 경험한 여성들은 "가장 끔찍한 상처를 희화화한 행위"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현재 이 사건은 영국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전반으로 확산하며, 도를 넘은 '가짜 임신 사기'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기술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운데, 개인의 거짓이 사회적 트라우마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