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엔 물 세안만, 보습과 자외선 차단 필수
● 아침 식사 대신 영양제, 채소, 발효식품 선호
● 하이힐 신고 뛰어다닐 정도로 관절 튼튼
● 시간 날 때마다 걷기, 음악감상이 취미
● 가장 잘하는 것? 역지사지로 평정심 유지!
● 고비 때마다 벼랑 끝에 자식 세웠다
● 100년, 200년 장수하는 글로벌 기업 만들고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서울 서초구에 있는 자택을 찾았다. 집 안으로 들어서니 거실에 조성한 식물원을 연상케 하는 화단이 눈길을 끌었다. 흰 셔츠에 슬랙스, 스카프를 매치한 우아한 차림으로 나타난 최 회장은 이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기자에게 웃으며 말했다.
“지저분해 보일까 봐 화분을 많이 치워뒀어요. 위층 테라스 정원에 자그마한 텃밭도 있어요. 김정문알로에의 기업 이념처럼 자연과 동화된 삶을 지향해요. 김정문알로에는 창업 당시부터 자연주의, 인간 존중, 사회 기여를 기업이념으로 삼고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며, 조직원을 사랑한다’는 ESG 경영을 실천해 왔어요. ESG 개념이 정립되기 전부터요.”
최 회장은 중학교 국어교사 출신으로 창업주인 김정문 선대 회장의 부인이기도 하다. 김정문알로에 청주지사장, 이사, 부회장을 거쳐 선대 회장이 작고한 직후인 2006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이 회사의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가운데 내가 직접 경영을 맡은 건 20년 정도 됐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굉장히 많았지만 아무리 힘든 상황이어도 ‘알로에의 가치’를 알리겠다는 원칙 하나만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지켜왔다. 고객을 위하는 진실한 마음으로 최상급 제품을 만든다는 원칙 또한 반세기를 지켜왔다. 그러다 보니 고객들로부터 ‘믿쓰고’라는 애칭을 얻었다. ‘믿고 쓰는 고마운 김정문알로에’라는 의미다. 그렇게 격려해 주는 고객들 덕분에 어려울 때도 그 원칙을 힘들지만 지킬 수 있었다. 진실은 세월이 지나면 반드시 다 알게 되더라. 뒤돌아보면 아무리 힘들어도 원칙을 지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하기도 하고, 앞으로 맞이할 반세기가 걱정되기도 한다.”
일관되게 지켜왔다는 ‘알로에의 가치’란 어떤 것인가.
“건강식품도 패션처럼 유행을 탄다. 특정 원료가 좋다고 알려지면 관련 제품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온다. 알로에의 가치는 그런 제품과 격이 다르다. 유행을 타지 않고 갈수록 더 진가를 발휘하는 올드머니 룩처럼 말이다. 알로에는 반세기 동안 이미 검증을 거치며 그 효능이 충분히 증명됐다. 저희끼리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2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정도다.”
지난 20년간 경영 일선에서 겪은 가장 큰 고충은 뭔가.
“경영 초반에 가장 힘들었던 건 전문성에 대한 조직원들의 우려였다. 저희 기업은 좀 특별해서 창업 목적이 이윤 추구가 아니었다. ‘알로에를 많이 알리고 정보를 공유해서 난치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찾아주자. 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눔을 베풀자’는 취지로 창업한 회사다. 그런 김정문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을 내가 과연 그대로 이어갈까 하는 의구심으로 인해 ‘이러다 회사 망하는 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갇힌 조직원들을 볼 때 굉장히 힘들었다.”
어떻게 극복했나.
“일단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조직원들을 찾아다니며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히 벌였고, 신뢰를 쌓기 위해 투명하게 경영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보여줘서는 안 되는 회계상의 장부도 굉장히 궁금해하는 분들에겐 오픈했다. 직원들은 물론이고 저희 사업의 기반이 방판(방문판매)이니까 방판 사업자들과도 기업 철학을 공유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때는 유통망이 방판밖에 없을 때여서 그분들이 거부하면 팔 데가 없었다.”
지금도 방문판매 위주로 사업을 하나.
“지금은 방판 매출이 전체의 10% 정도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온라인, 홈쇼핑, 오프라인 매장, 올리브영까지 유통 다각화를 이뤘다.”
한 기업이 50년 전통을 이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정문알로에의 얼굴로 20년을 살아온 최 회장의 건강 비법을 이제 본격적으로 알아보자.
“가만 생각해 보면 젊을 때부터 꾸준히 복용한 자사의 건강기능식품 덕인 것 같다. 갱년기가 되면 여성호르몬이 확 줄어들 것을 우려해 갱년기 여성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복용량을 늘렸다. 그것을 포함해 아침마다 30알이 넘는 자사 영양제를 충분한 물과 함께 식사 대용으로 먹는다. 여성에게 좋은 알로에 베라 겔과 콜라겐, 효소도 공복에 같이 섭취한다.”
“혈액순환, 갱년기, 뇌 기능, 간 건강, 중성지방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유산균, 종합비타민, 커큐민도 먹는다.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것들이라 안심할 수 있다. 외국에 갈 때도 꼭 챙긴다.”
그렇게 많이 먹고도 탈이 나지 않나.
“너무 과하게 복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무탈하다. 30대 후반부터 꾸준히 양을 늘려 복용하면서 1년에 한 번씩 20년째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오히려 노화가 거의 멈춘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건강검진에서는 신체 나이가 30대 후반으로 나와 나조차 놀랐다.”
그는 폐경도 보통 여성보다 훨씬 늦은 58세에 맞이했다. 폐경 이후 우울증이나 홍조 같은 갱년기 증상도 겪지 않았고, 건강 수치도 나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폐경이 됐어도 에스트로겐, 에스트롤 같은 여성호르몬 수치가 제로(0)가 아니어서 신기하다”고 고백했다.
피부 건강을 위해 따로 하는 게 더 있다고 들었다.
“자투리 시간에 림프 마사지를 한다. 가장 많이 활용하는 시간이 화장실에 있을 때다. 휴대전화를 보지 않고 노는 손으로 림프가 집중된 귀 주변과 귀, 목 부위를 집중적으로 마사지한다. 운동도 따로 시간을 정해서 하지 않는다. 회사에서는 주로 앉아서 집무를 하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에는 많이 걸으려고 노력한다. 걸을 때도 어깨를 돌려 관절의 긴장을 풀어주는 식으로 신체 구석구석을 쓰려고 한다.”
림프 마사지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배우고 싶다고 운을 떼자 최 회장은 기꺼이 시범을 보였다(구체적 동작은 신동아 유튜브 채널 ‘매거진동아’의 명사건강학 시리즈-최연매 1탄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먼저 쇄골을 양손으로 눌러 밀리지 않게 고정하고 고개를 뒤로 젖혀 목의 근육이 늘어나게 한 후 원위치시킨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젖히지 말고 차츰 각도를 늘리는 것이 좋다. 이 동작을 8회 정도 반복한다. 고개를 좌우로 돌린 상태에서도 같은 동작을 8회 반복한다. 뒷목 근육도 손으로 잡고 쥐어짜듯 좌우로 당긴다. 회의하다가 머리가 아프면 쉬는 시간 화장실에서 이 루틴대로 마사지한다. 그러고 나면 혈액순환이 잘돼 머리도 맑아지고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세안은 어떻게 하나.
“아침에는 물 세안만 하고 코 주변 피지만 약산성 비누로 살짝 비벼서 녹여준다. 아침에 세안을 뽀득뽀득하게 해서 각질을 제거하는 것은 피부 보호막을 다 벗겨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피부장벽이 안 무너져야 피부가 예민해지지 않는다. 저녁에는 순한 클렌징 제품으로 메이크업을 지우고, 화학적 계면활성제가 안 들어 있는 클렌징폼으로 세안한 후 곧바로 보습제를 바른다. 피부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보습이다.”
“자외선 차단이다. 기초화장을 하고 나서 선크림을 듬뿍 바른다. 사시사철 얼굴만이 아니라 목부터 쇄골 주변, 손등부터 팔뚝까지 바른다. 옷에 가려졌다고 해서 자외선이 안 들어가는 건 아니다. 자외선을 쬐면 피부가 바로 늙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자외선을 완벽하게 차단하려고 노력한다.”
‘듬뿍’이 어느 정도인가.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 발라야 효과가 있다고 하지 않나. 나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양을 바른다. 얼굴에는 하얗게 뜨지 않는 유기자차, 팔과 목에는 무기자차 선크림을 꼼꼼히, 충분히 바른다. 얼굴에 화장을 하지 않을 때도 무기자차 선크림을 바른다. 성분이 유기자차보다 순하고, 톤업 효과가 있어서다. 톤업이 너무 하얗게 되면 화장할 때 쓰는 스펀지로 두들겨 톤을 낮춘다.”
수면의 질도 중요하다. 수면의 질은 어떻게 관리하나.
“원래 예민해서 아주 잘 자는 편은 아닌데 잠자기 전 ‘678 심호흡’을 하면서 수면의 질이 개선됐다. 방법이 간단하다. 먼저 숨을 들이마시면서 6초 동안 머릿속으로 숫자를 6까지 세고, 숨을 참으면서 7초 동안 7까지 세고, 8초 동안 8까지 세면서 종일 내 안에 들어와 있던 독소를 다 빼버린다고 생각으로 숨을 내쉬면 된다. 안 좋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 편히 잠들기 어렵다. 이럴 땐 아주 기분 좋은 생각으로 그 흐름을 끊어줘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예쁜 꽃을 볼 때나 제주도에 가서 바닷가를 거니는 상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베개도 중요하다. 자신에게 잘 맞는 베개를 사용해야 한다. 잠자는 시간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베개 말이다. 나 역시 숙면을 위해 베개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어떤 베개를 쓰나.
“숙면에 좋다는 건 다 써봤는데 지금 쓰는 메밀 베개가 가장 잘 맞았다. 잠이 쉽게 들지 않는 편인데 메밀 베개가 잠자리를 편하게 만들어줘서 출장 다닐 때도 들고 다닐 정도다.”
“식욕이 왕성해지면서 몸무게가 5kg이나 늘어 깜짝 놀랐다. 원래는 하루 세끼를 다 먹었는데 아침에 건강식품 복용량을 늘리고 알칼리 물인 연수를 더 많이 먹으면서 따로 식사는 하지 않는다.”
물을 자주, 많이 마시나.
“수시로 마신다. 보통 하루에 3ℓ 정도 마시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물을 좋아했고 나이 들면서 더 많이 마시는 것 같다. 어릴 땐 찬물을 즐겼는데 지금은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어디를 가든, 심지어 교회에 갈 때도 물을 갖고 다닌다. 물은 가방 속 필수품이다.”
평소 즐겨 먹는 음식이 궁금하다.
“발효 음식 위주로 구성한 한식을 즐긴다. 한국적인 것을 좋아한다. 김치, 된장찌개, 나토, 생다시마 같은 해조류 등이 거의 매일 밥상에 오른다. 육식은 즐기지 않는다. 육식을 좋아하지 않는 식성을 타고났다. 과일도 토마토 빼고는 즐기지 않는다. 채소는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집에 조그마한 텃밭을 일궈서 상추, 부추, 바질 같은 걸 키운다. 지금은 많이 따 먹어서 남아 있는 게 거의 없지만 채소 키워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부러 의식한 건 아니고 그냥 좋아서 그렇게 먹는데 피부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한 식단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특별히 선호하는 조리법이나 요리 레시피를 알려줄 수 있나.
“레시피라고 할 게 없다. 원재료 맛을 좋아해서 양념을 별도로 하지 않는다. 파프리카·당근·브로콜리 같은 것은 찌고, 상추·샐러리·알배추·파·제철 채소는 날것 그대로 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쪽파, 열무도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쌈장은 채소 고유의 맛을 떨어뜨려서 먹지 않는다. 가끔 알로에를 넣은 샐러드를 곁들인다.”
흰쌀밥을 안 먹을 것 같다.
“맞다. 오후 1시쯤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 6시가 조금 넘어 저녁 식사를 하는데 주식은 흰밥이 아닌 잡곡밥이다. 현미와 보리, 귀리, 콩, 팥, 조가 들어간다. 직원 식당에서도 흰밥 대신 잡곡밥을 주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과자, 케이크 같은 달달한 간식은 즐기지 않나.
“가장 싫어하는 게 간식과 인스턴트식품이다. 라면도 1년에 한 번이나 먹을까. 다른 건 아예 안 먹는다. 몸에 안 좋아서라기보다 그냥 먹기가 싫다.”
최 회장의 취침 시각은 오후 11시 반. 마지막 식사를 하고 나서 4시간 소화를 시킨 후이니 이상적인 생활 패턴이다. 꾸준히 하는 운동이 있는지 묻자 그는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 산책을 하며 많이 걸으려고 한다. 걷기 이외에 특별히 하는 운동은 없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평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걷는다. 회사에서는 몸을 많이 움직이려고 하고, 퇴근 후 시간이 나면 집 근처 서울고등학교 운동장 트랙을 따라 걷는다. 거기에서 나 말고도 많은 주민이 운동을 한다. 혼자는 밖에 안 나가고 누가 같이 있으면 찾는다. 그곳에서 걸으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몸도 가뿐해진다. 어떤 때는 3시간도 걸은 적이 있다. 건강이나 운동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억지로 걷는 게 아니고 ‘대화하면서 걷기’를 즐기는 것이다. 집에서도 정원의 꽃을 보면서 즐겁게 걸으며 사색한다. 뭐든지 재미있게, 즐겁게 하자는 주의다.”
하루에 1만 보 이상 걷나.
“1만 보는 기본이고, 어떤 날은 3만 보를 걷기도 한다. 중년에 그렇게 많이 걸으면 관절에 좋지 않다는데 나는 지금도 하이힐을 신고 뛰어다닐 정도로 관절이 튼튼하다.”
관절 건강을 지키는 특별한 비결이 있나.
“혈액순환에 신경을 쓰고, 콜라겐을 꾸준히 챙겨 먹어서 그런 것 같다. 고기는 안 좋아해도 도가니탕은 좋아한다.”
중년이 되면 근육이 감소해 근력운동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한다. 근력운동을 하고 있나.
“전혀 안 한다. 그런데도 근육량이 늘어나 신기할 정도다.”
경영자 입장에서 어떤 직원이 가장 예뻐 보이나.
“성과를 내는 직원도 예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직한 직원, 잘못을 바로 인정하며 뉘우치는 직원, 혼날 걸 각오하고 정직하게 이야기해 주는 직원이 예뻐 보인다. 그런 직원은 끝까지 믿고 같이 간다. 1975년 창립할 때 만든 사훈이 ‘진실 경영’이다.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덕목도 정직이다. 선대 회장은 진실이 전부인 사람이다. 나도 그 영향을 받았다. 진실과 진심은 언제 어디서든 통한다. 거짓말을 일삼고, 아집이 너무 강한 직원은 조직 사회에 균열을 만든다.”
회사를 경영하며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을 것 같다.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노력하지만 이따금 너무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땐 믿을 만한 비서실 직원과 와인 한잔하면서 밤새 이야기한다. 그러고 나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편이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안 좋은 감정을 빨리 털어낸다. 앞으로 해나갈 일이 많은데 지난 일에 얽매여 부정적으로 생각해 봤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경영자에겐 평정심 유지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내가 잘하는 것 중 하나가 평정심 유지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를 잘하는 편이라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항상 노력한다. 화가 났을 때 감정을 바로 표출하지 않고 그 결과가 어떨지 1분 정도 미리 생각해 본다. 좋지 않은 결과가 예측되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게 오랫동안 습관이 돼서 감정을 표출하는 게 더 힘들다. 화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미리 준비하고 각오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시간 날 때 즐기는 취미는 뭔가.
“정원 가꾸기와 음악감상이다. 딱히 고집하는 장르는 없다. 클래식은 물론이고 흘러간 팝송, 가요 모두 좋아한다. 음악을 들을 때 힐링이 된다.”
힘들 때 방황하지 않도록 지침이 돼주는 나침판 같은 좌우명이 있나.
“그동안 힘든 고비를 수없이 겪었다. 사업하면서 환경이 계속 변하고,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회사 경영을 맡아서 힘든 고비를 수없이 겪었다. 힘들 때마다 내가 생각한 건 박형미 전 화진화장품 부회장이 쓴 책 제목인 ‘벼랑 끝에 나를 세워라’다. 근데 벼랑 끝에 나를 세우는 정도로는 극복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벼랑 끝에 자식을 세우니 세상에 무서울 게 없었다. 아이가 깔린 트럭을 엄마가 번쩍 들었다는 얘기도 있지 않나. 모성애는 정말 대단하다. 나 역시 고비 때마다 벼랑 끝에 자식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가진 에너지의 100%가 아닌 몇 백%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갈등할 때가 정말 많았는데 그때마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키면서 진실한 쪽으로 의사결정을 하려고 노력했다. 지금 돌아봐도 참 잘한 일 같다.”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은 뭔가.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하고 괴로워할 시간이 있으면 그 에너지를 앞으로 나가는 데 쓰는 게 낫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후회는 안 하지만 대신 거의 날마다 자기반성을 한다. 자기반성을 하면 이전보다 좀 더 넒은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언제로 가보고 싶나.
“원래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 사는 스타일이라 딱히 돌아가고 싶은 시기가 있진 않다. 그럼에도 굳이 골라야 한다면 선대 회장인 남편이 돌아가시기 전 건강했을 때 아이들과 함께 여행 다니던 때로 가보고 싶다. 그때 아이 둘 다 초등학생이었다. 남편은 아이들에게 과외는 안 시켰지만 견문을 넓혀야 한다며 해외여행을 많이 하고 책도 읽게 했다. 그때가 참 행복하고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은 뭔가.
“우리 회사를 100년, 200년 장수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 그러려면 직원들의 역량과 전문성을 충분히 키우고 해외 판로 개척에도 힘써야 한다. 생전에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글로벌 역량과 기반을 단단하게 다져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