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 고통 외면"…더블유 코리아 행사, '파티 논란' 사과 [종합]

김영서 기자 TALK new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가슴 노출·애교 챌린지·술 제공까지
패션 매거진, 20주년 행사 도마 위에
[사진 더블유 코리아]
[이코노미스트 김영서 기자] 유방암 인식 개선 행사를 개최했지만, '연예인 친목 파티'라는 비판을 받은 패션 잡지 더블유 코리아가 19일 공식 사과했다. 더블유 코리아는 "20년 동안 유방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노력해 왔다"면서 "그러나 지난 10월 15일 행사는 캠페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구성과 진행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저희는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방암 환우 및 가족분들의 입장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하여 불편함과 상처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캠페인 취지에 공감하며 선한 마음으로 참여해 주신 많은 분들이 논란으로 불편함을 겪으셨을 것을 생각하면 송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더블유 코리아는 이번 일을 계기로 행사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더블유 코리아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유방암 인식 개선 캠페인 '러브 유어 W 2025'(LOVE YOUR W 2025) 행사를 열었다. 2006년 시작한 이 행사는 올해 20주년을 맞아 더욱 대대적으로 열렸다. 주요 셀럽을 대거 초대했다. 주요 셀럽들이 대거 초청됐으며, 방탄소년단(BTS), 아이브, 에스파, 배우 이영애 등 정상급 연예인들이 총출동했다.

더블유 코리아 측은 "국내 최대 규모의 자선 행사"라며 "갈라 디너와 파티를 개최하고 수익금 기부로 한국유방건강재단의 활동을 후원하며, 참여형 캠페인을 통해 여성과 저소득층의 검진 및 치료비를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음악과 무대, 보고 즐길 거리로 가득한 부스, 각종 드링크와 음식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기억에 남을 화려한 밤을 선사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행사 내용과 구성, 진행을 살펴보면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본래 취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실상 연예인들의 호화 파티에 가까웠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대부분의 유방암 인식 개선 행사가 유방암 인식 개선을 상징하는 분홍색 의상이나 분홍색 리본 등으로 꾸며지는 것과도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더블유 코리아 측은 행사에 참석한 연예인들에게 20주년을 기념한 질의응답과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당신의 애교 3종 세트를 보여달라" 등 유방암과 무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또 여성 연예인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동작이 포함된 '챌린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가수 박재범은 여성의 신체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노래를 공연해 논란이 일었다.

유방암 환자들은 SNS(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유방암 환자의 고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사"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유방암 환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유방을 절제한 뒤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데, 여성 연예인들이 가슴골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몸매를 뽐내는 모습이 역설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행사에서 제공된 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유방암 등 암 환자를 위한 자선 행사에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자신이 환자라고 밝힌 한 여성은 더블유 코리아의 SNS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유방암이 얼마나 괴로운 건지 아느냐"라며 "연예인들이 술 먹고 웃고 떠드는 거 올라올 때마다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이 온다"고 토로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