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3분기 '어닝 쇼크'에 주가 급락…월가 시각은 '냉탕과 온탕' [ 한경, 월가 IB리포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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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전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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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한국경제TV) 박지원 외신캐스터= 넷플릭스 주주분들, 지금 큰 충격에 빠지셨을 것 같습니다. 불과 이틀 만에 주가가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공포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인데요. 그런데 투자자들을 더 당혹스럽게 만드는 지점이 있습니다. 만약 회사가 '장사를 못했다'거나 '적자가 났다'면 하락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넷플릭스는 "이번에도 장사 잘했습니다"라며 훌륭한성적표를 들고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주가는 10% 넘게 급락했습니다. "도대체 뭘 잘못한 거지?"라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3분기 성적표의 세부 내용에 있었습니다.

월가 분석가들은 '주당 6.97달러'의 순이익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5.87달러에 그치며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물론 '매출', 즉 총 번 돈은 예상치에 정확히 부합했습니다. 콘텐츠 판매 장사 자체는 잘했다는 의미입니다.문제는 순이익이었습니다. 넷플릭스 측은 "브라질에서의 예상치 못한 세금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열심히 장사를 잘해놓고, 갑자기 날아든 '세금 고지서'라는 돌발 변수에 투자자들이 당황하며 매도에 나선 겁니다.사실 넷플릭스의 실적 발표는 올해 내내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가가 그야말로 제멋대로 춤을 췄기 때문인데요.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전부터 기대감이 피어오르며 921달러였던 주가는 973달러까지 올랐습니다. 그리고 실제 호실적이 발표되자 1,096달러까지 날아갔습니다.

하지만 2분기에는 정반대였습니다. "2분기도 기대된다!"는 심리와 함께 발표 전 1,274달러까지 치솟았고, 실제로 연간 목표치까지 상향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이유로 5% 넘게 곤두박질쳤습니다.그리고 이번 3분기. "2분기 때 당했지만 그래도..." 하는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졌지만, '브라질 세금'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자 시간 외에서 6% 급락했고, 정규장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넷플릭스,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월가의 시선은 어떨까요?

먼저 '신중론'을 대표하는 곳은 바클레이스입니다. '중립' 등급과 1,100달러 목표가를 유지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경기가 어려워도 넷플릭스 구독은 끊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주가를 '안전 자산'처럼 밀어 올린 것은 맞지만, 여기서 주가를 더 끌어올릴 '상승 촉매제'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JP모건도 의견의 결을 같이했습니다. '중립' 등급은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1,300달러에서 1,275달러로 소폭 하향했습니다. 하반기 매출 성장이 기대만큼 강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실적이 나쁘진 않지만, 과거와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매출의 폭발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긍정적인 시각도 확고합니다. 모건스탠리는 '비중 확대' 등급과 1,500달러 목표가를 고수했습니다. 겉보기 매출은 예상대로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익을 내는 능력, 즉 '수익성'이 기대 이상이었다는 겁니다. 특히 '광고' 부문이 알짜였다고 평가하며, "브라질 세금 같은 단기 악재가 아닌, 광고라는 장기 성장 동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중립' 등급과 1,300달러 목표가를 유지했습니다. "넷플릭스가 2026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면서도, "실적 발표를 통해 핵심 성장 동력은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가이던스 부재'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매수' 등급과 1,490달러 목표가를 제시하며 적극 반박했습니다. BofA는 "2026년 장기 전망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작년부터 구독자 수 공개를 중단하기로 한 특수한 상황 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오히려 강력한 광고 수익과 이용자 참여도라는 '기초 체력'에 베팅하는 모습입니다.

정리해보면, 넷플릭스를 둘러싼 월가의 시선은 한마디로 '냉탕과 온탕'입니다. '현재의 위험'을 보는 쪽과 '미래의 기회'를 보는 쪽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51명의 월가 전문가 중 '강력 매수' 15명, '매수' 23명으로, 무려 38명이 '매수'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장 팔아라" 또는 "비중을 줄여라"라고 말한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주가가 이틀 만에 두 자릿수 급락을 겪었지만, "이 회사의 펀더멘털이 훼손됐다"고 보는 전문가는 없다는 뜻입니다. 결국 월가는 이번 어닝 미스가 '브라질 세금'이라는 일회성 이슈일 뿐, 넷플릭스라는 회사의 본질이 망가진 것은 아니라는 데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일까요? 기술적 분석을 하나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캡테시스(Captesis)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생명선'으로 제시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폭락 때도 정확히 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딛고 기적처럼 반등에 성공한 이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200일선을 지지하고 반등한다면, 다시 박스권을 형성하며 1,250달러 선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 지지선이 무너진다면,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달리는 동안, 6월 이후 유독 부진했던 넷플릭스. 지난 1년간 폭락 신호를 보내 투자자들을 쫓아낸 뒤, "사실은 괜찮다"며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모습을 반복해왔는데요. 시장이 이번에도 "또 양치기 소년의 장난이네"라며 저가 매수에 나설지, 아니면 "이번엔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며 외면할지, 앞으로 며칠간의 주가 흐름이 넷플릭스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투자에 참고가 되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월가리포트에 박지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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