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대상포진 백신 초읽기 [뉴스+현장]
이번 간담회는 지난 8월 한성일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처음 마련된 자리로, 차백신연구소의 파이프라인 전략과 글로벌 진출 계획을 밝혔다.
차백신연구소는 독자개발한 면역증강 플랫폼을 통해 대상포진, 만성 B형간염 등 다양한 감염성 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예방·치료 백신과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VI-VZV-001'의 국내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임상 2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했다.
이날 한성일 대표는 '핵심 파이프라인 집중과 글로벌 파트너십으로의 재도약'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세부적으로는 ▲상업화 가능성 높은 파이프라인 집중 개발 ▲면역증강 플랫폼 사업의 확장 ▲LMIC(중저소득 국가) 중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제시했다.
● 핵심 파이프라인 상용화 속도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대상포진 예방백신 후보물질 'CVI-VZV-001'이다.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100% 혈청방어율의 유효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기존 재조합 단백질 백신인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싱그릭스'는 효능은 높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CVI-VZV-001은 기존 백신과 효능이 동등하면서도 국내 기술 기반으로 공급이 가능하기에 공급 불안정 문제와 가격에 대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내년 임상 2상을 기점으로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려동물 면역항암제 'CVI-CT-002'는 반려견 유선암을 타깃으로 한 후보물질이다. 반려견 유선암은 재발이나 전이 위험이 높아 치료 수요가 높지만, 현재 수술 외에는 적절한 치료 방법이 없다. 최근 반려동물용 항암제가 출시됐지만, 매일 정맥 투여를 해야 하며 반응률도 30%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CVI-CT-002가 이러한 미충족 의료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실제 파일럿 연구(임상1/2상)에서 매주 1회 종양 내 투여를 3회 진행한 것만으로 100% 반응률을 확인했다. 차백신연구소는 오는 2027년까지 피벗 연구(임상 3상)을 완료하고 2027년 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CVI-JEV-001'은 국내 최초 재조합 일본뇌염 백신 선점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일본뇌염은 현재 치료제가 없고 백신으로 예방만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사용 중인 사백신과 생백신은 부작용 위험성이 크고 알레르기성 물질이나 수은 제제로 인한 안전성 문제가 있다. 또 면역이 저하된 사람들에게는 바이러스를 투여하는 방식이 부적합하고,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CVI-JEV-001은 이러한 기존 백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차백신연구소의 설명이다. 특히 대상포진 백신과 마찬가지로 일본뇌염 백신도 해외에서 수입하는 만큼, 개발이 완료되면 백신주권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보건복지부 주관 '백신 실용화 기술 개발 사업'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존에 개발하던 B형간염 백신 후보물질 'CVI-HBV-002'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단독개발이 아닌, 파트너십 및 공동개발, 기술이전 등으로 방향을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치료백신은 글로벌 제약사와 병용임상을 모색 중이다. 지난 임상 2b상에서 1차 평가지표에서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단독요법으로는 기능적 완치에 이르지 못했지만, 2차 평가지표에서 유의성을 확보해 병용요법으로 완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병용요법으로 개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만큼, siRNA 등 관련 치료제 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과 협의해 후속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B형간염 예방백신으로도 공동개발을 추진할 기업을 찾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사전 임상시험 계획(Pre-IND) 미팅을 진행해 국내에서 진행한 임상 데이터가 향후 글로벌 임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음을 인정받은 바 있다.
● 독자 플랫폼 기반 사업 다각화
자체적으로 개발한 면역증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확장한다. CEPI(감염병혁신연합)의 '면역증강제 라이브러리' 선정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차백신연구소가 개발한 '리포-팜'을 전세계 백신 기업 및 연구기관에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글로벌 파트너십 및 기술이전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면역증강 플랫폼을 기존 재조합 단백질 백신 외에도 mRNA 등과 같은 다양한 모달리티를 활용해 백신 플랫폼 개발 사업을 다각화한다. SML바이오팜과 체결한 업무협약(MOU)에 따라 양사가 보유한 역량을 적극 활용해 차세대 백신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신규 파이프라인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 화이자 시절 AI와 SBDD(구조기반 약물디자인)을 활용해 연간 10개 이상의 후보물질을 발굴해낸 한 대표의 경험을 차백신연구소 면역증강 플랫폼과 결합해 차세대 후보물질을 빠르게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중동·남미 등 글로벌 진출 확대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는 중동, 남미 등의 LMIC(중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현지 개발?생산업체와 협업해 현지 임상부터 생산, 공공백신 입찰 등을 추진해 매출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 외 유럽은 글로벌 제약사와 함께 파이프라인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을 협의해, 글로벌 규제 기준에 충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선진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화이자에서 20년 이상 쌓아온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차백신연구소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성장시킬 것"이라며 "좋은 기회가 있다면 파트너십, 공동개발, 기술이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상 중심의 성과 창출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빠른 시일 내 매출 및 영업이익을 확보하고, 시장에서 차백신연구소의 신뢰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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