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 미 배전시장 진출…'LS 독점' 깬다
HD현대일렉트릭이 미국 배전시장에 본격 진출합니다. 그동안 LS일렉트릭이 유일하게 갖고 있던 UL 인증을 받으면서인데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수주를 목표로 전력 변환설비 개발에도 나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이 UL 인증을 받으면서 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깁니까?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이 최근 배전기기의 일종인 중저압 차단기 4종류에 대해 UL인증을 받았습니다.
UL 인증은 미국 안전 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 Inc)에서 발급하는 제품 안전 인증입니다.
주로 전력기기, 산업용 장비 등에 적용되고요. 북미 시장 영업의 핵심 품질 인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존엔 UL인증을 받은 국내 배전기기는 LS일렉트릭 제품이 유일했습니다. LS일렉트릭이 급증하는 북미 배전기기 수요를 먼저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한데요.
HD현대일렉트릭은 UL 제품 인증과 함께 청주 배전기기 공장 증설 완료도 앞두고 있어 북미 배전 시장을 두고 양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HD현대일렉트릭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초고압 변압기 슈퍼 사이클 이후 배전기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HD현대일렉트릭이 UL 인증 받은 중저압 차단기는 전력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배전 단계에서 전력의 안정적인 분배와 공급을 담당하는 장치입니다. 과부하 발생 시 전류의 추가 유입을 차단해 설비를 보호하는 역할인데요.
글로벌 중저압 차단기 시장은 지난해 122억 달러 규모에서 2034년에는 292억 달러 규모로 2.4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HD현대일렉트릭이 올해 말 청주 공장 증설을 마치면 중저압 차단기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650만대의 두 배인 1300만대까지 커지게 됩니다.
다만 배전기기 시장은 상대적으로 기술 진입장벽이 낮아 가격 경쟁력도 중요한 요소인데요.
HD현대일렉트릭은 LS일렉트릭과 달리 미국에 배전기기 공장이 없어 전량 25% 수출 관세 부과 대상입니다.
<앵커>
LS일렉트릭은 이런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LS일렉트릭 역시 HD현대일렉트릭의 주력 사업 분야인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업체인 LS파워솔루션(구 KOC전기)을 인수했고요. 부산에 있는 자체 초고압 변압기 공장 증설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공장 증설이 끝나면 기존 2천억원 규모의 연간 생산 능력이 7천억원 수준으로 3배 이상 커지고요.
초고압 변압기 한 대당 70억원~150억원 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0~50대 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지난 1987년 산업합리화 조치로 초고압 전력기기는 HD현대일렉트릭이, 중저압 전력기기(배전반)는 LS일렉트릭이 배정 받아 각자의 사업 영역을 구축했는데, 이제는 보이지 않던 장벽이 허물어진 셈입니다.
<앵커>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와 관련해서도 양사 경쟁이 치열하지 않습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인가요?
<기자>
재생에너지는 화력 발전이나 원자력 발전과 달리 직류(DC)로 전기를 생산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가정이나 기업에서 쓸 수 있는 교류(AC)로 바꿔야 하는데요.
직류와 교류를 바꾸는 핵심 장비죠. 전력 변환용 변압기와 밸브를 합쳐서 변환설비라고 부르는데 이를 둘러싸고도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설비는 다시 전류형이냐 전압형이냐로 나뉘는데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는 작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는 전압형 변환설비를 적용하기로 결정됐고요.
전력업계에서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에서 변환설비 시장 규모만 4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양사의 전략에 차이점이 있나요?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이 분야에 세계 1위 공급 실적을 갖고 있는 히타치에너지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고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수주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히타치에너지는 이를 통해 로열티를 받고 기자재를 납품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정부 과제 수행 등의 자체 기술 개발도 하고 있지만 시간 단축을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LS일렉트릭은 독자 기술로 변환설비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효율적이고 어려운 기술로 평가되는 전류형 변환설비의 경우는 이미 개발을 마쳤고요.
500MW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도 개발시험과 검수까지 마쳐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또 변환설비 핵심인 밸브도 국산화를 준비중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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